‘쇠고기 이력제’ 알면 원산지 절대 안 속는다

추석이 다가오자 수입산이 한우로 둔갑하는 등 원산지를 속이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명 ‘원산지 둔갑’ 쇠고기가 난립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식별이 가능한 ‘쇠고기 이력제’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쇠고기 이력제가 시행되면 소비자는 안심하고 쇠고기의 원산지와 그 유통경로, 소의 종류 등 여러 가지 정보를 한 번에 알 수 있다.

9일 축산물등급판정소 이력관리팀 윤영건 과장은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쇠고기 이력제”라며 “추석을 맞아 더욱 소비자분들이 더욱 안심하고 한우 쇠고기를 고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력제 쇠고기에 대한 반응이 좋아 소비자뿐만 아니라 경매시장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쇠고기 이력제는 소비자에게 소의 종류와 월령 및 성별, 사육장, 등급, 도축 검사 결과 등 상세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송아지가 태어나면 사람의 주민등록번호처럼 고유의 개체식별번호를 부여 받게 된다. 이 번호는 송아지의 양쪽 귀에 부착된다. 이 송아지가 시장에 유통될 때까지 모든 정보가 저장된다.

이력제 쇠고기는 일반 마트나 정육점에서 가격과 무게와 함께 12자리의 ‘개체식별번호’가 적힌 라벨이 붙은 것이다. 매장에 비치된 터치 스크린이나 개인 휴대폰 등 인터넷을 통해 관련 정보를 알 수 있다.

현재 롯데마트 전국 지점 58개소와 이마트 50여개소, 롯데슈퍼 25개소 등에서 개체식별번호가 붙여진 쇠고기를 구매할 수 있다. 일부 정육점에서도 쇠고기 이력제가 시범 시행되고 있다.

내년 6월 22일부터는 정육점 및 마트 등 모든 판매장에서 쇠고기 이력제가 의무시행된다.

쇠고기 이력제가 시행되고 있는 이마트 서울 양재점을 찾은 50대 주부 김 모 씨는 “개체식별번호를 터치스크린에 눌러 확인하지 않아도 믿음이 간다”며 “이제 쇠고기를 안심하고 사먹을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력제를 시행하고 있는 쇠고기는 ‘고급한우’다. 이력제가 시행됐다고 해서 기존의 한우 가격이 더 오르지는 않는다.

한우 350kg을 기준으로 육질 등급에 따라 도매가로 40만원 정도의 차이가 난다. 소매일 경우 판매점마다 다르지만 보통 60만원~100만원의 가격 차이가 있다. 

축산물등급판정소 윤 과장은 “쇠고기 이력제가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면,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업체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며 “수입산은 축산물등급판정 확인서가 없기 때문에 식별이 더욱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국내산 한우라도 표시를 해놓고 젖소나 육우로 판매를 하는 행위도 이력제 시행이 의무화 되면, 이러한 행태는 점차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진 기자 [e-mail]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