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신용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지만 중동 금융업의 호황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은행들의 상반기 순이익이 40% 가까이 늘어났으며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아라비안비즈니스가 31일 보도했다.
UAE 24개 국영은행과 28개 외자은행의 사반기 순이익은 43억달러(약 4조3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31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올 상반기 기록한 순익은 이미 지난 한해 올린 순익의 65%를 넘어선 상태다.
<사진설명: 신용위기 여파에도 중동 금융업의 실적은 호황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전경> |
두바이를 비롯해 중동 지역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지속하면서 부동산에 투자한 금융자본 역시 막대한 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시장발 악재가 중동 금융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지만 금융기관의 순익에는 큰 지장을 받지 않았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지난해 UAE 은행들의 순이익은 6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의 53억달러에 비해 24% 증가한 것이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해외 자본에 자국 증시를 개방하기로 결정하는 등 글로벌화에 발맞춰 나가고 있는 것도 중동 금융기관들의 실적 전망을 밝게하는 요소로 꼽혔다.
사우디 자본시장위원회(CMA)는 최근 해외 투자자들의 역내 증시 투자를 허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올해 중동 금융기관들의 실적 호전에 부동산시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금융업종의 순익 성장이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중동 각국이 투기세력을 단속하기 위한 움직임에 착수함에 따라 부동산시장 역시 조정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라비안비즈니스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9명의 전문가 중 5명이 내년 두바이 부동산 가격상승률이 8.5%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조정이 시작될 경우 15%에서 최대 30%까지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두바이 부동산 가격이 절반 가까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아라비안비즈니스는 전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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