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산소가 세포를 파괴하여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며, 이러한 활성산소는 우리 몸의 대사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저번 글에서 설명했다.
그런데 대사과정에서 생기는 활성산소는 극히 소량이다. 우리 몸에서는 많은 양의 활성산소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곳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백혈구, 그중에서도 호중구(neutrophil)이다. 이놈은 전문적으로 활성산소를 만들어서 필요할 때 주변에 많은 양을 뿜어낸다.
▲ 혈액내 백혈구의 모습, 빨간 것은 적혈구 |
그럼 호중구는 왜 활성산소를 만들어서 뿜어내는 것일까? 백혈구는 우리의 몸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지키는 일종의 군인이다. 백혈구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각각의 기능이 모두 다른데, 그중 호중구는 해병대 (스타크래프트에서는 마린)에 비유할 수 있다.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전장으로 투입되어 적군(세균)을 죽인다.
호중구가 세균을 공격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아메바처럼 직접 잡아먹는 것이고, 두 번째 방법은 독소를 뿜어서 세균을 죽인다. 호중구가 이용하는 독소가 바로 활성산소이다. 마치 스타크래프트에서 강한 산을 내뿜는 히드라와 같다. 호중구는 우리 몸의 골수(뼈의 속)에서 만들어져서 혈관을 타고 순찰을 하다가 세균이 침범한 곳으로 출동을 하는데 그 수명이 극히 짧아서 8시간 정도밖에 안 된다. 이들의 고성능 무기가 바로 활성산소이다.
▲ 혈관을 통하여 순찰중인 호중구(흰색공과 같은 모양) |
이제 어떤 분들은 활성산소와 전립선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비뇨기과의사가 현미경을 들여다보면서 “아 전립선에 염증이 많습니다.”라고 말할 때 염증의 기준이 바로 백혈구, 그중에서도 호중구인 것이다.
흔히 전립선염 환자들은 염증이 있다는 것을 세균이 있다는 것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세균은 특수한 방법으로 염색하거나 배양하거나 유전자방법을 통하지 않고는 일반현미경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염증이 많다는 것은 세균이 아니라 바로 이 호중구가 많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전립선에 염증이 있다는 것은 바로 이 호중구가 전립선에 많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물론 전립선에 세균이 침범하였다면 호중구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세균성전립선염은 전체 전립선염에 약 15-20%에 불과하다. 그 원인은 아직 잘 모르지만 대부분 전립선염은 세균 없이 염증만 있는 것이다.
만약 전립선에 우글우글 모여 있는 호중구가 다량의 활성산소를 뿜어내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전립선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들에 의하여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다음에 자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헬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