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증권사, 코스피 전망치 일제 하향
"경기침체 예상보다 깊고 회복 늦어질 것"
"저점매수는 유효" vs "아직은 시기상조"
증권사들이 7월 코스피지수의 예상 저점을 1600선으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경기침체 깊이가 예상보다 깊어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를 회복할 만한 경기회복이 늦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11개 주요 증권사는 7월 들어서도 고유가와 고환율, 고물가는 물론 미국 경제불안, 외국인 매도 지속 같은 대내외 악재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기업의 2분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며 종전보다 비관적인 지수 전망을 내놨다.
삼성 대우 우리투자 현대 대신 굿모닝신한 동양 메리츠 NH투자 하나대투 푸르덴셜증권 등 11개 증권사는 코스피지수의 7월 전망치를 1600∼1850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만 저점으로 1720을 제시했을 뿐 나머지 증권사는 모두 1600대까지 하락을 점쳤다.
삼성증권은 "1차 지지선으로 여기던 1700 방어에 실패함에 따라 유가를 배럴당 150달러로 설정한 1650선이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증권은 "경기침체 깊이가 예상보다 깊어 경기회복이 내년 4분기에나 시작될 경우 지수는 1600선을 밑돌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낙관론을 지켜왔던 하나대투증권도 하반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기존 1850~2300에서 1620~2170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향후 3개월 전망은 1760~2050에서 1620~1950으로 낮췄다.
하나대투증권은 "유가상승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글로벌 경기의 순환적인 회복 시기를 지연시킨 가운데 긴축 우려가 강화되고 있다"며 "미국 신용경색 문제도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여진이 만만치 않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이미 드러난 악재에 대한 내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저가매수 탐색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제안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고 실적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금융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이전되는 랠리가 가능하다"며 "저가 매수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밸류에이션을 보면 주가이익비율(PER) 10.1배까지 하락해 있다"며 "1700을 밑돌 경우 현재까지 무기력했던 투자주체들이 적극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대우증권 또한 "1650선 부근에서는 매수 관점에서 대응이 필요하다"며 "상반기 저점이 3월이었다면 하반기 저점은 7월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저가매수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대신증권은 "지금까지 지지선 확인이 안된 상황이기 때문에 보수적 접근을 유지해야 한다"며 "매수 시점을 늦춰 잡는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삼성증권도 "1650선 이전까지는 지켜보는 것도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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