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물가가 두 달 연속 50%대의 폭등세를 이어갔다. 올해 1월에 45.1%, 2월 45.0%, 3월의 52.4%에 이어 상승 폭이 더욱 가팔라지는 추세다.
지난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가공단계별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원재료 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6.0%나 급등했다.
다만 4월 가공단계별 물가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전월보다 소폭 둔화됐다. 4월 원재료물가는 전월대비 6.6% 올라 3월 상승률 9.8%에 비해 낮아졌고, 최종재물가의 전월대비 상승률도 1.2%로 3월의 1.5%보다 0.3%p 떨어졌다.
이는 10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해석된다.
인플레이션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원재료 물가는 시차를 두고 최종재의 물가로 전가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기 힘들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측은 “원유와 동광석, 고철 등 수입광물이 크게 오른데다 돼지고기와 감자 등 농림수산품도 소폭 상승해 원재료 물가가 크게 올랐다”고 밝혔다.
석유화학제품과 금속1차제품 등 중간재의 작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18.8%를 나타내 지난 98년 10월의 21.4%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또한 재화부문의 종합 인플레이션 측정 지표인 최종재는 작년 동월에 비해 5.2% 상승했는데 이 역시 지난 98년 12월의 6.3% 이후 가장 높았다.
원재료와 중간재, 최종재를 합친 가공단계별 물가의 총지수도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9.5% 상승해 98년 7월의 20.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은 "두바이유의 4월 현물가격 평균이 배럴당 103.6달러였으나 5월 들어서는 20일 현재까지 115.7달러를 기록하고 있어 5월의 원재료를 포함한 가공단계별 물가도 계속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나원재 기자 wjsty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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