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 인수를 계속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한화그룹이 나선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매리츠화재가 제일화재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인수 포기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원명수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일화재 인수합병(M&A)을 계속 추진해야 할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해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 이사회 의장에게 최종적인 인수제안서를 보내기로 했다"며 "제일화재가 이마저 거부할 경우 공개매수를 통한 추가 지분 인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원 부회장은 "최종 답변 시한은 30일 오후 6시"라고 덧붙였다.
메리츠화재는 이번 최종 제안서를 통해 김 의장이 보유 중인 지분 20.68%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3만원에 인수키로 했다.
또 김 의장이 추가로 취득한 지분 5%와 한화그룹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9%에 대해서는 주당 2만원에 사들이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메리츠화재가 처음 인수제안서에서 제시했던 가격보다 2배 가량 비싼 가격이다.
메리츠화재는 이번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관련 법령에 따른 승인을 얻은 후 공개매수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혀 더이상 협상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원 회장은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적절한 주당 가격을 묻는 질문에 "3만원은 아니다"며 "제일화재에 대한 가치 평가를 바탕으로 적절한 가격에 매수하겠다"고 답했다.
메리츠화재가 2차 인수제안서를 김 의장에게 보내면서 공은 다시 제일화재 측으로 넘어갔다.
김 의장은 메리츠화재가 1차 인수제안서에서 제시한 가격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주당 5만원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김 의장 측과 가격 협상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도출된 가격이 주당 3만원이다.
메리츠화재는 김 의장이 가격 협상에 응한 만큼 인수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미 한화그룹이 제일화재 지분 인수에 나선 상황에서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메리츠화재는 김 의장의 최종 답변을 들은 후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을 할 방침이다.
한편 제일화재는 이날 김 의장과 한화개발, 한화폴리드러머가 제일화재 주식 102만5000주를 추가로 취득해 제일화재와 한화 측 지분 합계가 기존 30.13%에서 33.96%로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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