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노화를 억제하는 물질인 '라이코펜(lycopene)'을 수박에서 추출하는 기술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식품연구원 나노바이오연구단 김철진 박사팀은 6일 ㈜뉴트라알앤비티와 함께 수박에 있는 천연 라이코펜을 추출하고 정제해 다양한 식품에 응용하는 상용화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라이코펜은 토마토 등 과일.채소류의 빨간 색소 성분으로, 항암.항산화력이 뛰어나 심혈관질환.전립선암.폐기능 등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실험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피부 노화를 막는 기능성 화장품 소재로도 널리 사용된다.
이번에 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토마토가 아닌 수박에서 라이코펜을 추출한 것일 뿐 아니라, 원래 기름에만 녹는 '지용성' 라이코펜을 물에 녹이는 데까지 성공해 이용 범위와 효능을 크게 개선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약 4000만달러에 이르는 전 세계 라이코펜 시장은 토마토에서 추출된 함량 1~15%의 라이코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천연 라이코펜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사도 세계를 통틀어 10곳 뿐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라이코펜 생산.합성 기술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수박 라이코펜' 개발로 지금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라이코펜을 국내에서 자체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수박 추출법으로는 90% 이상의 높은 함량의 라이코펜 생산까지 가능해져 수박 라이코펜이 저함량의 토마토 추출 라이코펜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박사는 "실제로 효능 검증 결과 기존의 지용성 토마토 라이코펜과 비교해 수박 라이코펜의 항산화력이 더 큰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대량 생산 체계가 갖춰지면 국내 수박 농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