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터치패널에 부착된 센서의 종류에 따라 터치스크린은 저항막 방식, 정전용량 방식, 적외선 방식, 초음파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저항막 방식은 터치스크린을 눌렀을 때 발생하는 전위차를 감지해 이것을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구조다. 이때 위치는 X축과 Y축의 값을 읽어 정해지며, 다른 방식의 터치스크린도 이처럼 좌표 값을 읽어 위치를 확인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대부분의 터치스크린은 한 번에 하나의 정보만 인식하는 싱글 터치 방식이지만 최근 여러 개의 터치 정보를 동시에 인식하는 멀티 터치 방식의 터치스크린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의 ‘아이폰’이다. 그림을 보다가 확대하고 싶으면 손가락으로 그림의 양쪽 끝을 눌러 원하는 크기로 당기면 된다. 터치한 부위를 두 곳 인식해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미쓰비시의 공동연구로 만든 '루시드터치'는 멀티 터치 기능에 더해 앞면과 뒷면에서 동시에 터치해도 인식한다. 뒷면을 터치해 사용하면 손가락에 의해 스크린이 가려지는 불편도 없다. 뒤쪽의 손을 스크린에 투영시켜 보여주어 마치 반투명 스크린처럼 보인다.
최근에는 ‘터치’가 아니라 공중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기능까지 더한 제품이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컴퓨터가 대표적이다. 스크린 뒤쪽에 내장된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손가락의 움직임을 읽기 때문에 공중에서 움직이는 손가락을 인식할 수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신사이트' 시스템도 주목할 만하다. 신사이트는 멀티 터치는 기본이며 비록 1cm 정도의 짧은 거리이지만 스크린에 접촉하지 않아도 손가락의 움직임을 읽어 낼 수 있다. 사물의 형태도 인식한다.
터치스크린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앞으로 미켈란젤로의 명화 ‘천지창조’에서와 같이 단지 손끝으로 ‘터치’하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펼쳐지는 세상이 올 것이다. (글 : 최원석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