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 우주에 차린 ‘한정식’

2008-07-17 21:20
  • 글자크기 설정

   
 
 
한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정된 이소연 씨가 4월 8일 오후 8시 우주에 오른다. 이소연 씨가 탄 소유즈 우주선은 이틀 동안 지구를 선회한 뒤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 약 일주일 동안 머물며 미리 준비해 간 장비로 18가지 우주실험을 하게 된다.

소유즈 우주선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식품도 함께 실린다.

러시아 의생물학연구소로부터 최종 인증을 받은 우리 우주식품은 김치, 볶음김치, 고추장, 된장국, 밥, 홍삼차, 녹차, 라면, 생식바, 수정과로 총 10종이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주로 동결건조하거나 고온 멸균 상태에서 포장하는 방식으로 우주식품을 개발했다.

반면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선을 쪼여 미생물을 멸균하는 방식으로 우주식품을 개발했다. 부피와 무게는 크지만 지상에서 먹는 음식과 최대한 가깝게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김치다. 원터치 캔 형태로 포장한 ‘우주김치’는 최상의 상태로 익었을 때 방사선을 쬐어 멸균해서 캔에 넣었기에 균이 없어 더 이상 익거나 상하지 않는다. 또 김치 국물을 흡수하도록 특수 패드를 부착했다.

밥 역시 수분을 65% 함유하면서도 식품 기준을 통과해 지상에서 먹는 밥맛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평을 받았고 된장국은 동결건조 형태로 만들고 튜브형 용기에 담아 뜨거운 물을 붓고 빨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볶음김치도 동결건조 형태다.

‘우주라면’은 70℃에서 5분 만에 호화(糊化)되도록 개발됐으며 국물이 흩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빔 형태로 만들어졌다. 식사가 끝나면 방사선으로 멸균한 생식바, 수정과나 동결건조 형태인 홍삼차, 녹차로 입가심한다.

현재 한국 우주식품은 10종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장기간의 우주개발이 진행되면 이보다 더 많은 음식이 필요하다. 우주개발 사업이 꾸준히 확장될수록 우주식품도 계속 진보할 것이다. 언젠가 우주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을 초청해 제대로 된 한정식을 대접할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글 : 김창규 과학칼럼니스트)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