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입단가는 크게 오른데 비해 수출 단가는 소폭 상승하는데 그치면서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물량은 크게 늘어나 소득교역조건 지수는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교역에 있어서 불리한 가격조건을 수출 물량의 확대로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2000년=100)는 전년에 비해 4.1% 하락한 70.2로 사상 최저치를 보였다.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는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하며 이 지수가 70.2라는 것은 100개를 수출하고 받은 대금으로 70.2개만 수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가 이처럼 악화한 것은 지난해 수출단가는 소폭 상승한 데 비해 수입단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수출 단가는 석유제품(9.3%), 경공업제품(5.8%) 및 중화학 공업제품(0.5%) 등이 올라 전년에 비해 1.6%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수입단가는 5.8%나 뛰었다. 반도체 등 전기.전자기기 및 기계류 등이 하락하면서 자본재 단가가 전년 대비 1.3% 하락했지만 곡물 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재 단가는 8.1%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2003년 89.0, 2004년 85.3, 2005년 79.0, 2006년 73.2 등으로 해마다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1분기 74.0에서 4분기에는 67.1로 떨어졌다.
한편 지난해 소득교역조건 지수는 160.5를 나타내 전년에 비해 7.4% 상승,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총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으로, 순상품교역조건 지수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득교역조건지수가 높아진 것은 낮은 수출단가를 '물량공세'로 만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수출물량은 의류, 직물 등 경공업제품이 전년 대비 3.0% 감소했지만 석유제품과 중화학 공업제품이 각각 6.4%와 14.0% 늘면서 전체적으로는 11.9% 증가해 2년 연속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
수입물량은 자본재와 소비재를 중심으로 8.9% 늘어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