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이명박 한국호’ 출범, 한중관계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

2007-12-3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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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동안 새롭게 ‘한국호’를 이끌 이명박 시대의 한중관계는 어떨까.

중국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이명박 정부’의 대중국정책을 점치는 목소리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펼칠 양국간 외교전략에 따라 한중관계는 새로운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승리의 V자 표시를 나타내며 시민들과 당선의 기쁨을 같이 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이명박 당선자의 대중외교정책 방향에 남다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991년 냉전종식 이후 중국의 대외관계사중 한중관계처럼 극적인 변화를 보여온 사례는 드물었다. 특히 1992년 8월 24일에 맺은 한중수교는 양국외교에서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다. 한국과 중국은 수교 후 공동노력으로 각 방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로 인해 양국수교 15주년을 맞는 올해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한 한국에 거는 중국 현지의 기대는 남다르다. 긍정적 기대와 부정적 기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부정적 기대는 이명박 당선자가 선거결과 후 나타낸 ‘친미, 친일’적 행보로 인해 혹시 앞으로 ‘반중’ 성향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또 그동안 긍정적 발전만을 해온 한중관계가 답보상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선이 끝나자 중국 외교부 친강(秦刚) 대변인은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며 “중국은 양국간 협력관계가 더욱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중국 언론들은 당시 국내 대통령선거에 대해 상세히 보도하면서 앞으로 새로운 당선자가 한중관계에 어떤 변화를 줄 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최근 현지 언론들은 이명박 당선자의 향후 대중국정책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민감하게 쏟아 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명박 당선자는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한중관계의 기본 틀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전문가로 평가받는 만큼 이 당선자 체제가 두나라 협력관계를 더 밀접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다소 희망적인 시각으로 분석했다.

   
 
지난 2003년 11월 이명박 당선자가 서울시장 시절 인민일보 왕천(王晨) 사장과 회견을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한미관계를 특히 중시하는 이명박 당선자의 외교정책은 한중관계에서 중요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부정적 전망을 내다봤다.

또다른 대중매체인 청년참고(青年参考)는 “이명박 당선자는 미국과의 관계 회복에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날 것”이라며 “당선자의 아시아외교가 원만한 발전추세를 이어가더라도 한중관계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소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놓았다.

홍콩의 대표적 일간지 문회보(文汇报)는 “민족주의 사상이 짙고 친미∙실리주의가 강한 이명박 당선자로 인해 한국이 앞으로 경제회복의 조짐과 함께 외교 방향의 대폭적인 전향도 예고된다”고 전망했다.

중국 광명일보 짱징웨이(张敬伟) 평론가는 “이명박 당선자가 정치적으로 중국과 소원하거나 외교상에서 중국을 배제한다면 한중FTA도 지연될 수 있다”며 “정치관계 냉각(政冷)이 경제관계 냉각(经冷)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계했다. 

최근들어 한중 양국의 교류는 눈부실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한국 최대의 해외투자 대상국이 됐다. 지난 11월말까지 한국의 대중국 실제투자총액 누계는 342.6억달러이고 중국도 2006년 9월까지 8.9억달러를 한국에 투자했다.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동안 양국간 무역총액은 315억달러에서 1343억달러로 무려 4.7배나 성장했다. 그중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898억달러, 수입은 445억달러로 중국은 한국에 최대의 무역흑자를 안겨주는 상대국이 됐다. 올해 무역총액은 15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제1의 무역파트너가 됐다. 한국도 중국의 3대 무역파트너가 됐다.

이처럼 여태까지 한중 양국의 경제와 무역부문 발전은 양국관계 진전의 최대 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양국관계가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어 경제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마찰음이 생길 시기에 다다랐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이명박 정부의 대중국 외교정책에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명박 당선자의 실용주의 외교가 한∙미∙일 3국 협력강화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 중국과는 경제적 실리추구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양국관계가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경대 조선문화연구소 찐징이(金景一) 소장은 "양국관계가 좋을 수만은 없다"며 "이제 문제가 생길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은 동북아라는 큰 틀에서 한중관계를 정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 직후 서울 종로구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미국 부시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이명박 당선자는 선거결과가 나온 직후 외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부시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한미관계, 북핵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 일본 후쿠다 총리와도 연락해 대북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조율했다.

그러나 최초 상견례에서 중국이 빠진 것에 대해 중국 현지에서는 이명박 당선자의 첫 외교행보가 신중치 못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해 동화(东华)대 우쥬껀(吴洙根) 교수는 환치우스빠오(环球时报) 칼럼에서 “전통적 안보개념에서 볼 때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큰 국가는 바로 중국”이라며 “또 경제라는 비전통적 안보개념에서 고려할 때 한국은 이미 중국의 최대 경제파트너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중국은 이미 전통적, 비전통적 개념에서 한국에게 가장 중요한 국가라는 설명이다. 또 “시작부터 국가안보와 국익 분야에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것 같아 다소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처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한중관계에 미칠 영향은 벌써부터 중국 현지에서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또 양적으로 성장한 양국관계의 질적 도약은 물론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의 운명까지 결정지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새 정부의 대중정책에 거는 기대도 크다./김태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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