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브린의 For Another Perspective] 정치인들이 의사였다면 더 좋았을까?
2024-10-12 10:00
국회가 이제 한 달간 정부 및 국가 기관에 대한 연례 국정감사에 착수한 지금, 우리 시민들은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이 현재 우리를 괴롭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훌륭한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확신과 긍정을 느끼고 있을까?
필자는 당신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사실, 당신은 이 칼럼니스트가 농담을 하거나 멍청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다른 질문을 던져보겠다. 이번 국정감사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 유익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치료가 성공하려면 올바른 진단이 필수적이다. 말하자면, 실제로 문제가 아닌 것을 고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문제를 잘못 해석해 엉뚱한 처방을 내리는 것도 피해야 한다.
허리 통증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런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어떤 문제들은 정확히 파악하고 바로잡기가 어렵다. 전문가들도 각자의 전문 분야 렌즈로 문제를 보기에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성공의 출발점은 의사가 병원 경영진의 압력이나 검사와 약 처방을 늘리라는 지시보다,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윤리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회에는 이 원칙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우선, 국회가 어떻게 국가의 문제를 식별하는지 생각해보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26일간의 국정감사에서 가장 큰 이슈는 김건희 여사에 관한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의 부인이 속임수에 명품 가방을 ‘선물’로 받았다는 점이다. 필자가 알기로는, (아마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밝혀낼 것이 있겠지만) 그 가방에 금괴나 야당 정치인의 나체 사진이 들어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녀가 요구한 것도, 훔친 것도 아닌데 누군가가 억지로 그녀에게 선물했고, 감사 인사를 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한 것이다.
또한, 김건희 여사는 주가 조작 혐의와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여당 후보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도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는 더 심각한 의혹이지만, 이 문제가 국회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필자에게는 명확하지 않다.
필자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 사안이 우선시되는 것이 나쁜 신호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참전, 김정은의 핵무기 강화, 그리고 이 나라에서 사는 것을 싫어하는 젊은 세대 등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대통령 부인에 대한 공격을 우선시하고 있다. 만약 이를 정당화할 중대한 범죄 행위가 없다면, 국회의원들은 더 나은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할 것이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문제는 언론에 있을 수도 있다. 법제사법위원회와 다른 위원회들이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흥미를 느끼는 유일한 문제가 이것일 수도 있다.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국정감사에서 다루었으면 하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북한의 헌법 개정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다. 북한은 이제 공식적으로 통일을 포기했다. 이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이를 무시하려는 듯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두 번째는 인구 감소이다. 이 문제는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처방해야만 치료할 수 있다는 원칙의 좋은 예이다.
필자는 확신할 수 없지만, 인구 감소의 올바른 진단은 새로운 법률이나 경제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듯하다. 이는 ‘삶의 목적’에 관한 위기라고 본다. 만약 이 진단이 맞다면, 사회 지도자들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우리 사회 전체가 변해야 할 문제다. 이것은 정치인이나 정부 관료들이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일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이를 인식하고 사회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것이다. 그들은 대신 치료법을 대신 제시 하는데 그 중 일부는 터무니없는 것이다.
국정 감사의 과정, 그리고 일반적으로 국회 운영 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드러났다. 필자는 이번 감사가 진정성 있게 수행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많은, 어쩌면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들은 권력을 추구한다.
그들은 마치 병원에서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리느냐에 따라 평가되는 의사들처럼, 서로 경쟁하는 정치인들이다. 그들은 자신을 홍보하고, 그러기 위해 정부를 지지하거나 여당을 공격하여 반대편이 무능해 보이게 한다.
국정감사가 끝난 후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나는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다.
(번역 이슬기 인턴기자)
[필자 약력]
마이클 브린은 현재 글로벌 PR 컨설팅 회사인 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스 CEO다. '가디언'과 '더 타임스' 한국 주재 특파원, 북한 기업에 자문을 제공하는 컨설턴트, 주한 외신기자클럽 대표를 역임했다. 가장 최근에 출간한 <한국인을 말한다>를 포함해 한국 관련 저서 네 권을 집필했다. 1982년 처음 한국에 왔으며 서울에서 40년 가까이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