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슈퍼볼'"...월가 '긴장'

2024-08-26 07:45
엔비디아 28일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 발표..."AI 투자 기로"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가 분기 실적 발표를 사흘 앞둔 가운데 미국 증시가 일제히 이를 주목 중이다. 

경기 침체 우려를 덜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 기준금리 인하를 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이번 주 시장은 엔비디아의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는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후 2025 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을 공개한다.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확보한 이곳의 실적에 귀추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시간) "미 증시의 랠리는 2024년 내내 시장을 견인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라는 중요한 시험대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실적에 따라 현재 기업들이 'AI 투자'를 더 늘려가야 할지 여부와 현재 증시를 이끄는 AI 열풍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 리서치 기업 CFRA 데이터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9월 평균 수익률이 -0.78%로, 월별로 가장 낮았다.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스프링 글로벌 투자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이크 스미스는 로이터에 "엔비디아는 오늘날을 대표하는 주식(zeitgeist stock)"이라며 "그 실적은 1년에 네 번의 '슈퍼볼'(미식축구 결승전)과 같다"고 실적발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에 따른 주가 상승 전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옵션 분석업체 오랏츠(ORATS)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발표 다음 날 약 10.3%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3년간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예상치와 같은 기간 실제 실적 발표 다음 날 평균 상승률(8.1%)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엔비디아가 지난 1분기 발표 당시 예상한 2분기 매출은 280억 달러였으나 월가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286억 달러로 전망하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앞선 실적 발표에서도 당초 매출 예상치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매출이 28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은 자체 전망치를 8∼19% 넘었다. 이번에도 실적 전망치보다 8%만 웃돌아도 매출은 3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실적과 함께 향후 실적 전망치는 전반적인 시장 심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주식 부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매트 스터키는 "엔비디아가 (AI 칩의) 강력한 수요를 예측하면 이는 기업들이 경제 둔화를 예상해 투자를 줄이기보다는 계속 투자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주가가 너무 높게 형성된 탓에 엔비디아 실적 발표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S&P 500 종목은 예상 수익의 21배로 거래되고 있고, 이는 장기적 평균 예상 수익인 15.7배보다 훨씬 웃도는 수치다.

가벨리 펀즈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존 벨튼은 로이터에 "전체 주식 시장은 여전히 높은 가격대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기준이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