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10년 전 실패 인정…대표팀 열려 있다"

2024-07-29 14:48
29일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 가져
대표팀 감독 수락 "이 일이 내 마지막 소임"
"주장은 손흥민, 외국인 코치진 협상 중"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은 언제나 열려있다"고 말하며 대표팀 선수 선발 기준, 방향성 등에 관해 세세하게 설명했다.

홍 감독은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임사와 함께 향후 대표팀 방향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거부하던 대표팀 감독직 수락 이유, 유럽 출장, 코치진 선임과 관련해 홍 감독은 자신의 생각을 터놓고 이야기했다. 

먼저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무 2패로 탈락했던 홍 감독은 "당시 시야가 부족했고 10년 전 실패를 인정한다"며 자신의 과오를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10년 전과 달라진 점과 대표팀 선수 선발 기준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10년 전에는 아는 선수들만 뽑아서 써 인맥축구라는 말도 들었고 인정한다. 그 때는 단편적으로 선수들만 뽑다 보니 정말로 팀에서 역할해야할 선수들을 몰랐다" 며"K리그 3년 반 동안 생활했고, 각 (K리그) 팀에서 주요 선수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 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대표팀은 언제든지 열려 있고 경기력이 좋으면 누구든지 선발될 수 있다. 경기력 좋은 K리그 선수들을 유연성 있게 선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거부하던 대표팀 감독을 수락한 이유에 관해서는 최근 대표팀의 혼란한 상황을 거론했다. 그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올 초 열렸던 아시안컵에서 문제점들이 굉장히 안타까웠다"며 "(나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의 말에 고민 많이 하기 시작했다. 고민하다 보니 누군가는 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는 이 일이 내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표팀은 올 초 열렸던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내부 불화를 겪은 바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 등 선수들이 대회 도중 충돌했고 이 여파가 경기력에 미쳤다고 주장했다.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 손흥민의 개인 트레이너가 대표팀에 개입해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이다.

이에 홍 감독은 대표팀 내 수평적 관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홍 감독은 "딱딱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나는) 수평적인 걸 좋아한다"며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나의) 한 특징이지 모든 것이 날 대변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팀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건 팀이다. 팀이 얼마만큼 응집력이 있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유럽 출장을 마친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어 최근 유럽 출장길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과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팀 운영 등을 이야기했다. 지금 대표팀에 어떤 점을 더 바라는지 이야기를 들었고 전체적으로 선수들과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며 "오는 9월 소집하면 (딱딱했던) 분위기가 첫 만남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답했다. 

대표팀 주장단 구성에 관해선 "오는 9월 최종 예선이 있는데 팀의 큰 변화를 주기엔 위험성이 있다"며 "손흥민이 계속 팀 주장을 맡을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 코치진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미팅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코치진과 대화하면서 (유럽 축구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하는 그룹은 협상에 돌입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또 이강인을 지휘했던 알베르트 셀라데스 전 발렌시아 감독이 코치로 합류한다는 설에 대해선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국내 코치진 선임 과정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한국인 코치는 현재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조금 시간이 흐르면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