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러, 남북한 중 어디가 중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라"

2024-07-08 17:20
나토 정상회의 참석 전 로이터와 서면 인터뷰
"북·러 군사 협력, 한반도·유럽 평화에 위협"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 3년 연속으로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과 군사 협력을 맺은 러시아를 향해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라"고 경고했다.

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로이터 통신은 이날 '윤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에서 북한이 유럽에도 결정적인 위협이라는 점을 논의(South Korea's Yoon to discuss Pyongyang's 'distinct threat' to Europe at NATO)'란 제목으로 윤 대통령의 서면 인터뷰를 게재했다.

우선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 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결정적인 위협(distinct)이자 심각한(grave)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러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우리의 구체적인 대(對)우크라이나 지원 내역은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 물자 지원 등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명백히 국제 사회의 민폐(menace)"라며 "러시아 측이 결국 자신에게 남북한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 결의안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온 러시아가 불법적인 군사 협력에 관여하고 있고,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군사·경제 협력 제공 문제에 대한 우려가 더 늘어나고 있다"며 "러시아가 계속 유엔 결의안을 어기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명백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0일부터 이틀 동안 워싱턴D.C에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우선 첫날 체코,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나토 회원국과 릴레이 양자 회담을 열어 양국 현안과 지역·국제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후 11일 오전 인도·태평양 4개국 파트너(IP4)인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와 별도의 정상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에서 나토 회원국과 IP4 국가는 3년째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지를 재확인하고, 특히 북·러 군사 협력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이와 관련해 올해 9월 서울에서 우리 정보기관이 주최하는 국제사이버훈련 'APEX(Allied Power EXercise)'에 나토 동맹국들을 초청해 나토와의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할 예정이다. 또 같은 달 서울에서 네덜란드와 함께 'AI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을 위한 고위급 회의'를 주최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이같은 내용을 언급하면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미 동맹은 지난 70여 년 미국 내에서도 초당적인 지지 기반을 확고히 해왔으며, 따라서 앞으로도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평양에서 만나 북·러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면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