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증가폭 34% '뚝'···10월 이사철 추가 규제책 나오나

2024-10-06 15:22
9월 금융권 가계대출, 5조원대 초반으로 큰 폭 감소세
규제 확대에 관망세 영향···"우려할 만한 수준 아니야"
다만 추격 매수세·이사철·금리인하 기대 맞물릴 가능성
당국, DSR 적용 확대·핀셋 규제 등 모든 가능성 열어둬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천정부지로 치솟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조치에 따른 영향이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빚 증가세는 여전하기 때문에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더욱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이달 이사철을 맞아 주담대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대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적기에 추가 조처를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이 5조원대 초반으로 감소하면서 3년 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전월(9조8000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는 지난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적용되면서 정책성 대출을 비롯해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이 줄어든 영향이다. 앞서 지난 8월까지 규제 강화로 대출 한도가 줄어들 것을 예상해 막차 수요가 몰려든 바 있다.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담대 증가세도 꺾였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으로 보면 지난달 주담대는 5조9148억원 증가했는데, 역대 최대 증가 폭을 보인 8월(8조9115억원) 대비 증가세가 34% 꺾였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경상성장률(지난해 기준 5%)보다 낮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난달 증가 폭은 관리 수준 이내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부채 수준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부채 추이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데에는 규제 영향도 크지만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도 있다. 주택시장 현장에선 2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과 은행 금리가 올라가면서 정부 정책자금 지원 대상 외에는 매수를 미루고 관망하는 수요가 짙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증가세가 계속되면 추격 매수세가 붙는 것은 물론 10월 이사철 시작과 함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까지 맞물려 재차 가계대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전세대출 등으로 DSR 적용 범위 확대 또는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등 추가 조처를 검토한 금융당국은 내년 하반기로 미룬 3단계 스트레스 DSR 조기 시행,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응할 수 있는 핀셋 규제 등도 검토 대상으로 올려두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말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나 "준비돼 있는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