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에 인력 부당 지원"…한국콜마 계열사에 과징금 5.1억원

2024-06-10 12:00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콜마 소속 계열회사인 에치엔지가 자회사인 케이비랩(현 위례)에 자사 인력을 지원한 것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1000만원을 부과한다고 10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에치엔지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연구개발·제조 업체인 기업집단 한국콜마에 소속된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방식)·ODM(제조사 개발 생산방식) 전문회사다. 

에치엔지는 자체 개발한 화장품 브랜드인 랩노(LabNo)의 판매를 위해 지난 2016년 자본금 2억원을 들여 100% 자회사인 케이비랩을 설립했다. 에치엔지가 개발한 랩노 제품을 생산하면 케이비랩이 자체 브랜드화 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식의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이러던 중 동일인의 2세(딸)가 2018년 9월 케이비랩의 주식 전량을 10만원에 매입했다. 

에치엔지는 회사가 설립된 2016년 8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연도별로 4~15명의 임직원을 케이비랩에 파견시키는 방식으로 지원에 나섰다. 4년여 동안 에치엔지가 파견한 인력에 대한 인건비는 총 9억원에 달한다.

케이비랩은 동일인 2세 회사라는 이유만으로 영업·마케팅 분야 업무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에치엔지의 전문인력을 아무런 노력없이 확보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경쟁사업자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경쟁조건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실제로 케이비랩의 매출은 2016년 4200만원에서 2019년 25억4700만원으로 60배 이상 급등했다. 또 손익이 인위적으로 개선돼 시장에서의 퇴출을 지연시킬 수 있었다. 랩노는 현재 한국콜마 소속 계열회사인 콜마생활건강을 통해 8년째 판매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에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이치엔지에 4억600만원, 케이비랩에 1억400만원 등 총 5억1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석동수 부당지원감시과장은 "기업집단 공시제도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등 대기업집단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감시가 느슨한 중견 기업집단의 부당지원행위를 적발해 제재했다는데에 의의가 있다"면서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뿐만 아니라 시장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견기업집단에 대한 부당지원행위도 지속적으로 감시해 법 위반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중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