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고령 금융소비자 보호 가이드라인 등 개정…불공정한 금융 관행 개선

2024-03-05 14:30
차사고 피해자 보험금 직접 청구·정기적금 입금지연 방법 등 안내
"불공정한 금융관행을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할 것"

 
[자료=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금감원)이 보험‧적금 등에 숨겨진 불공정금융 관행을 개선하고, 노령의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
 
금감원은 5일 제2차 ‘공정금융 추진위원회’를 개최해 △자동차 사고 피해자의 보험금 직접 청구 △정기적금 입금지연 시 처리방법 △고령자의 대출 청약철회권 행사 등 3개 과제의 개선방안에 대해 심의했다.
 
현재 자동차 사고 피해자는 가해자가 대인사고 접수를 거부할 경우에도 가해자 측 보험사에 ‘교통사고접수증’과 진단서 등을 제출해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보험사는 교통사고접수증만으로는 사고원인, 피해내용 등 객관적인 피해를 확인할 수 없다며 보험금 청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전엔 경찰 수사가 종결된 후 발급되는 ‘교통사고사실확인원’이 있어야 보험 청구가 가능했지만 2023년 5월부터는 관련 법령이 개정돼 사고 신고 즉시 발급가능한 교통사고접수증으로도 청구할 수 있게됐다.
 
그러나 현재 표준약관에서는 ‘교통사고 발생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로 정하고 있어 교통사고접수증이 이에 해당하는지가 불명확했다. 금감원은 자동차 사고 피해자가 가해자 측 보험사에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경우에도 신속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명확히 개정하고 소비자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감원은 정기적금 입금지연시 불이익에 대한 소비자 안내를 강화하고 차감 이자 부과기준도 개선한다. 현재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은 정액적립식 적금 가입자가 월저축금을 약정일보다 늦게 입금할 경우, 만기 약정이자 지급 시 지연이자를 차감하거나 지연일수만큼 만기를 이연하고 있다.
 
그러나 상품설명서에 입금지연에 따른 이자차감 또는 만기이연에 대한 설명이 미흡해 소비자가 이를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자를 차감하거나 만기를 이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와 관련 소비자가 유불리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안내가 부족하고 사전에 선택할 수 있는 절차도 없다.
 
입금지연이율도 금융회사별로 제각각 다르게 적용하고 있으며, 일부 저축은행은 과도한 수준의 입금지연이율을 적용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이에 금감원은 입금지연에 따른 영향을 충분히 안내해 ‘소비자의 알권리’를 제고한다. 입금지연시 처리방식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알림을 통해 재선택의 기회도 보장한다. 앞으로는 입금지연이율 부과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또한 금감원은 고령 금융소비자가 대출 청약철회권을 원활히 행사할 수 있도록 안내 절차를 개선하는 등 고령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한다.
 
현재 금융소비자법에 따라 금융소비자는 금융상품 가입 후 정해진 기간내에 계약을 자유롭게 철회할 권리(청약철회권)를 보장받는다. 그러나 금융취약계층인 고령자를 위한 ‘고령 금융소비자 보호 가이드라인’에는 청약철회권 관련 내용이 부족하다.
 
영업점 폐쇄 등으로 점점 고령자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정해진 기간 내에 청약철회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등 고령자의 대출성 상품의 철회권 행사에 제약이 발생할 여지가 많다.
 
금감원은 이에 고령자에 대해 청약철회권을 보다 충실히 안내할 수 있도록 금융업권과 함께 ‘고령 금융소비자 보호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대출 취급 시 청약철회권 행사의 효력, 중도상환과의 차이 등 청약철회권에 대한 안내를 강화한다.
 
또한 철회 가능기간 종료 전에 유선이나 문자 등으로 추가안내를 진행하고, 철회 가능기간 이후에도 입원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유연하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김미영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위원장)은 “보험금 청구 절차, 적금 이자 수령 등 우리의 일상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일에 숨겨져 있던 불공정한 금융관행과 함께, 금융취약계층인 고령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적합한 과제가 다뤄졌다”며 “앞으로도 불공정한 금융관행을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해 금융소비자의 권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힘써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