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원 '빚투' 개미들, 미수금만 1조 육박… '반대매매→폭락' 적신호
2024-01-31 05:00
증시 상승을 점친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18조원을 넘어섰다.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빚을 내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하락해 미수로 남은 금액이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주가 부진이 이어진다면 반대매매 규모가 급증해 주가가 재차 폭락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우리 증시에 빨간불이 켜졌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7조9381억원에 달한다. 코스피가 9조4703억원, 코스닥이 8조4678억원 수준이다. 이차전지 주가가 급락하며 '지금이 살 때'라며 개인투자자들이 빚내서 주식을 사들이며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돈을 빌려서 주식을 샀는데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현재 신용거래융자 잔액 전체 액수는 전년 동일 대비 11.3%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14.4%, 8.0% 늘어났다.
주가 상승을 겨냥해 빚을 내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이 증거금을 추가로 채워 넣지 않으면 이들 주식은 반대매매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매매는 주식을 살 때 증권사가 매수 대금을 대신 지급한 금액인 '위탁매매 미수금'을 매수 당사자가 갚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매도 처분하는 것을 뜻한다. 이 위탁매매 미수금도 작년 11월 1조원 안팎 규모를 유지하고 있고, 26일 기준으로는 9355억원 수준이다. 주가 하락기에 반대 매매는 파는 쪽에 불리한 값으로 체결될 수밖에 없다. 이는 저가 매도로 증시 침체 부담을 더하는 꼴이 될 수 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중국 경기 불안 지속으로 외환 변동성 확대, 기업 실적 컨센서스에 대한 불안심리 등 여러 악재로 1월 증시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며 "추세 반전 여부는 2월 말~3월 중순께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