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14만7000가구' 분양...2000년 이후 최다

2024-01-09 15:41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분양 물량이 2000년 이후 최다인 약 15만 가구로 예상된다. 

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 · 재개발 등 정비사업 분양계획 아파트는 전국 총 14만7185가구로, 부동산R114가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다 물량으로 집계됐다. 가장 실적이 저조했던 2010년 2만7221가구에 비하면 5배 이상 많은 수치이며,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8만8862가구, 지방은 5만8323가 계획됐는데, 수도권 물량의 절반에 달하는 4만5359가구가 서울에 몰렸다.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서도 16곳 1만8792가구가 선보일 예정이다. 전반적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가 공급되면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부동산R114]

부동산R114는 올해 정비사업 분양물량이 크게 늘어난 원인으로 낮은 미분양 리스크를 꼽았다.

통상 정비사업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양호한 원도심에 위치해 수요 확보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조합원 분을 제외한 물량만 일반분양되기 때문에 공급 부담도 덜하다.

실제 정비사업 아파트는 청약시장이 위축됐던 2022년에도 평균 청약경쟁률이 14.2대 1을 기록하는 등 그 외 단지들에 비해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여기에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는 등 시간과 비용 상 문제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도 분양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계속된 분양 지연으로 2021~2023년 평균 정비사업 실적이 계획 대비 45% 수준에 그쳤고, 올해 주택시장 여건도 녹록지 않아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물량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래미안원펜타스 등 8개 단지, 6847가구도 2023년에서 넘어온 물량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집값 하락과 분양가 상승 등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계속되고 PF 자금조달 문제도 불거졌다"며 "일부 사업지들은 연내 분양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비사업 아파트 청약을 계획한 실수요자들은 원하는 사업지의 분양 일정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강남권 단지들을 제외하면 분양가 상승으로 시세 대비 경쟁력이 낮아진 상황인 만큼 주변 급매물과 가격 비교 후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