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 실행력 확보를 위한 전제조건
2023-12-15 05:00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에서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사실상 현 정부의 첫 번째 지역 균형발전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그동안 별도 법률로 존재했던 '국가균형발전 특별법'과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계 개편에 관한 특별법'이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으로 통합되면서 각 법령에 의거해 수립되었던 5개년 계획이 통합돼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으로 발표됐다.
이번 지방시대 종합계획에서 눈에 띄는 것은 4대 특구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기회발전특구, 교육자유특구, 도심융합특구, 문화특구가 그것이다. 또 4대 특구에 대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준다는 계획이다.
이전 발전계획들이 지역별 특화산업 육성 등 지역에 맞춤형 특화를 추진하겠다고 내세우면서도 관련한 구체성과 절차적 실현성이 미흡했고, 지역 내 수요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특구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특히 '4+3 초광역권'으로 특화 발전에 지역 자율적인 구상이 발전계획에 담겨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또 최근 수도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김포를 포함한 경기권 주요 도시들에 대한 서울 편입 검토 등 '메가 서울' 구상과 병립할 가능성도 정책 추진 시 혼선이 우려된다. 이전 종합계획에서 지역 숙원사업들에 대해 예타 면제 등 지역사업 추진상 애로사항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 대안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실행력과 시의성 측면에서 우려도 된다.
지역균형발전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정책 현안이다. 빠른 인구 감소세로 인해 지방 소멸 위험은 점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로 인해 수도권과 지방 간 경제성장률 격차 확대, 지역 간 경제적 불균형 심화, 수도권으로 인구 집중, 지방 대학 위기 등 성장 잠재력 상실을 비롯한 많은 사회·경제적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아울러 지역균형발전에 있어 인프라 공급의 질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번 발전계획에서도 제시된 바와 같이 교통인프라 공급은 지방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실제로 지방에서 교통인프라 문제는 지역 내 불균형도 큰 요소가 되고 있다. 한 지역 내에서도 도심과 외곽 지역 간 원활한 연계 교통망 부족, 신도시와 구도심 간 교통인프라 질적 차이 등 지방 정주 여건 개선에 있어 핵심적인 교통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또 산업, 문화·관광, 의료·보건 인프라 등 지역 내 불균형 해소도 지방의 실질적인 발전을 유도하는 데 중요하다. 더구나 이번 종합계획에서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초광역권 개발에 있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지역에 대한 배려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고, 이는 지방 발전계획 실행에 있어 지역 내 갈등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디지털 인프라도 마찬가지다. 지방들이 앞다퉈 디지털 기술 관련 신성장산업 육성 비전을 제시하고 있으나 지역민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재 풀뿌리 산업과 기업에 대한 육성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지방시대'는 지방의 경제적 성장이나 지방 인구 증가만으로는 달성되지 않는다. 그 지방 곳곳에 거주하는 지역민들이 얼마나 삶의 질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지가 진정한 지방시대의 성공 척도가 됨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