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中 밀어내기'…美, 배터리 합작사 막기·유럽, CRMA 타결
2023-11-14 14:56
'외국 우려 기업' 주목…FTA 체결국과 합작사 막아야
EU, 3국산 전략 원자재 의존도 줄이기 '속도'
EU, 3국산 전략 원자재 의존도 줄이기 '속도'
서방 세계의 '중국 밀어내기'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혜택에서 완전히 배제되도록 강력한 IRA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크다. 유럽연합(EU)에서는 유럽판 IRA가 사실상 마지막 입법 관문을 통과했다.
'외국 우려 기업' 규정에 주목…FTA 체결국과 합작사 막아야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조 맨친 미국 상원의원(민주당)은 이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광물 혹은 배터리 회사가 IRA의 전기차 세액 공제를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외국 우려 기업’(FEOC)’ 기준을 최대한 엄격하게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맨친 의원은 “가장 강력한 FEOC 규정을 세우는 것이 궁극적으로 미국의 납세자들을 보호할 것”이라며 “중국의 배터리 업체들이 한국, 모로코와 조인트 벤처 및 투자 등 형태로 사업 기회를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는 최근 보도에 극심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의회는 지난해 배터리 부품이 FEOC에서 제조되거나 조립되는 경우 7500달러에 달하는 전기차 세액 공제를 금지하는 IRA를 통과시켰다. 미 재무부는 FEOC 관련 규정을 연말에 발표할 예정으로, FEOC 정의에 따라 세계 배터리 시장의 판이 뒤바뀔 수 있다.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한 핵심 광물을 사용하면 IRA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없다.
IRA의 FEOC 규정은 세계 배터리 시장을 움켜쥐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가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과 미시간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하면서 중국 견제용 IRA가 허수아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중국 회사의 기술을 사용해서 만든 배터리가 IRA의 세액 공제 자격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일었기 때문이다. 미 정치권은 이러한 논쟁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기준을 세울 것을 요구한다.
특히 중국 기업이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의 기업들과 합작 법인을 세워 IRA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점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핵심 광물의 경우 미국의 FTA 미체결국에서 조달하더라도 FTA 체결국에서 가공하면 (비율 충족 시) 광물 요건이 충족하기 때문에 양극재, 전구체 관련 중국 기업들이 다른 나라와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늘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배터리 및 소재 부문에 2000억 위안(270억 달러 상당) 이상의 해외 투자를 발표했으며, 이중 80% 이상이 유럽으로 향한다.
CATL은 헝가리에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77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과 FTA를 체결한 모로코도 주목받는다. 중국 배터리 회사 고션은 모로코에 64억 달러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중국 화유그룹과 LG화학 역시 모로코에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
EU, 3국산 전략 원자재 의존도 줄이기 '속도'
EU에서도 중국 밀어내기가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유럽판 IRA로 통하는 ‘핵심원자재법(CRMA)’이 사실상 마지막 입법 관문을 통과했다. EU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27개국으로 구성된 이사회와 유럽의회,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 간 CRMA 3자 협상이 잠정 타결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남은 절차는 이사회, 유럽의회 각각의 최종 승인 뿐으로, 2024년 초에 법안이 발효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핵심원자재법의 목표는 2030년까지 중국 등 제3국산 ‘전략적 원자재’ 의존도를 역내 전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역내 제조 역량 강화,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규정을 골자로 한다. EU는 역내 채굴 목표치를 10%, 가공·처리 40%, 재활용 비율을 25%로 제시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등 핵심 산업분야에 사용되는 전략적 원자재에 알루미늄을 추가해 총 17개로 늘렸다.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강화 움직임에 합성 흑연도 전략적 원자재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U는 코발트, 구리, 마그네슘, 티타늄 등의 제3국 의존도가 65%를 넘지 않도록 별도 규정을 통해 관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