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 앞둔 미술계, 한국 원로 실험미술 작가 조명
2023-08-24 17:55
김구림 화백, 국립현대미술관...성능경 화백, 갤러리현대서 전시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이 오는 9월 열리는 가운데, 미술계가 한국 원로 실험미술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전시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직무대리 박종달)은 오는 25일부터 2024년 2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관에서 ‘김구림’전을 개최한다.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 화백의 70여 년에 걸친 예술세계를 총망라한 전시다. 지금 봐도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작품이다.
230여 점의 작품과 60여 점의 아카이브 자료가 전시되며 총체 예술가 김 화백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도 마련됐다.
김 화백은 2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마지막 전시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라며 “작품은 작가가 죽어도 전시될 수 있지만, 공연 작품은 그렇지 못하다. 이번 공연예술 작품을 영상으로 남길 예정이다. 소중하다”라고 말했다.
비언어적 소통의 방식을 추구했던 김구림의 실험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공연 작품이다. 한국 실험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1/24초의 의미’(1969), ‘문명, 여자, 돈’(1969) 영화 상영을 시작으로 1969년에 시나리오, 안무, 작곡을 한 ‘무제’(무용), ‘대합창’(음악), ‘모르는 사람들’(연극)이 각 15분간 차례로 선보인다. 무용·음악·연극에는 70여 명의 출연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김 화백은 24일 간담회에서 1970년에 선보였던 ‘현상에서 흔적으로’를 재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밝혔다.
1970년 경복궁 국립현대미술관을 염하듯이 흰 광목으로 묶었던 '현상에서 흔적으로' 작품을 재현하는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당시 새로운 미술을 하기 위해 과거의 고리타분한 미술관은 관 속에 버리자는 의미의 작업이었다.
미술관 측은 서울관이 등록문화재 375호인 옛 국군기무사령부 본관인 만큼 건물 외벽을 감싸거나 하는 경우 문화재청 등 관련 부서 심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통 심의에는 6개월이 소요되는데, 작가가 지난 6월 20일에 ‘현상에서 흔적으로’를 언급했기 때문에, 전시 개막에 맞출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 “예술은 미궁”...끊임없이 질문하는 성능경 화백
“예술 중 미술만 유독 물질이 있다. 시, 소설, 영화, 음악 모두 물질이 없다. 물질성 때문에 재산 가치로 평가된다. 미술에서 물질성을 제거하는 작업이 (나의) 개념미술이었다.”
‘한국적 개념미술’ 개척자로 평가받는 성능경의 개인전 ‘성능경의 망친 예술 행각’이 오는 10월 8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성능경의 망친 예술 행각’전은 작가의 시대별 대표작 140여 점을 엄선해 미니 회고전의 형식으로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1970년대 신문, 사진, 행위가 융합된 ‘개념미술’ 시기의 대표작 ‘수축과 팽창’과 ‘검지’, 1980년대 신문 보도사진을 재편집하고 이를 공간의 조건에 따른 장소 특정적 사진-설치 형식으로 풀어낸 ‘현장’ 연작을 만날 수 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업 미술가이자 네 아이를 둔 가장이라는 자신의 개인사를 내용으로 '망친 예술'을 표방하며 선보인 ‘S씨의 자손들 - 망친 사진이 아름답다’와 ‘안방’ 등의 사진과 사진 설치 작품, “예술은 짧고 전위의 삶은 길다”를 실천하는 해학적 퍼포먼스, 2010년대 이후 노년의 삶을 사는 실험미술가가 일상과 예술의 틈새를 탐색하며 제작한 ‘그날그날 영어’, ‘손씻기’, ‘밑그림’ 등의 작품들도 전시됐다.
전시 개막을 앞둔 지난 22일 간담회를 가진 성능경 화백은 “나의 작업 세계를 전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전시를 원했다”라며 “예술은 미궁이다. 몰라서 궁금하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질문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직무대리 박종달)은 오는 25일부터 2024년 2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관에서 ‘김구림’전을 개최한다.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 화백의 70여 년에 걸친 예술세계를 총망라한 전시다. 지금 봐도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작품이다.
230여 점의 작품과 60여 점의 아카이브 자료가 전시되며 총체 예술가 김 화백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도 마련됐다.
김 화백은 2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마지막 전시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라며 “작품은 작가가 죽어도 전시될 수 있지만, 공연 작품은 그렇지 못하다. 이번 공연예술 작품을 영상으로 남길 예정이다. 소중하다”라고 말했다.
비언어적 소통의 방식을 추구했던 김구림의 실험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공연 작품이다. 한국 실험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1/24초의 의미’(1969), ‘문명, 여자, 돈’(1969) 영화 상영을 시작으로 1969년에 시나리오, 안무, 작곡을 한 ‘무제’(무용), ‘대합창’(음악), ‘모르는 사람들’(연극)이 각 15분간 차례로 선보인다. 무용·음악·연극에는 70여 명의 출연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김 화백은 24일 간담회에서 1970년에 선보였던 ‘현상에서 흔적으로’를 재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밝혔다.
1970년 경복궁 국립현대미술관을 염하듯이 흰 광목으로 묶었던 '현상에서 흔적으로' 작품을 재현하는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당시 새로운 미술을 하기 위해 과거의 고리타분한 미술관은 관 속에 버리자는 의미의 작업이었다.
미술관 측은 서울관이 등록문화재 375호인 옛 국군기무사령부 본관인 만큼 건물 외벽을 감싸거나 하는 경우 문화재청 등 관련 부서 심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통 심의에는 6개월이 소요되는데, 작가가 지난 6월 20일에 ‘현상에서 흔적으로’를 언급했기 때문에, 전시 개막에 맞출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 “예술은 미궁”...끊임없이 질문하는 성능경 화백
“예술 중 미술만 유독 물질이 있다. 시, 소설, 영화, 음악 모두 물질이 없다. 물질성 때문에 재산 가치로 평가된다. 미술에서 물질성을 제거하는 작업이 (나의) 개념미술이었다.”
‘한국적 개념미술’ 개척자로 평가받는 성능경의 개인전 ‘성능경의 망친 예술 행각’이 오는 10월 8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성능경의 망친 예술 행각’전은 작가의 시대별 대표작 140여 점을 엄선해 미니 회고전의 형식으로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1970년대 신문, 사진, 행위가 융합된 ‘개념미술’ 시기의 대표작 ‘수축과 팽창’과 ‘검지’, 1980년대 신문 보도사진을 재편집하고 이를 공간의 조건에 따른 장소 특정적 사진-설치 형식으로 풀어낸 ‘현장’ 연작을 만날 수 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업 미술가이자 네 아이를 둔 가장이라는 자신의 개인사를 내용으로 '망친 예술'을 표방하며 선보인 ‘S씨의 자손들 - 망친 사진이 아름답다’와 ‘안방’ 등의 사진과 사진 설치 작품, “예술은 짧고 전위의 삶은 길다”를 실천하는 해학적 퍼포먼스, 2010년대 이후 노년의 삶을 사는 실험미술가가 일상과 예술의 틈새를 탐색하며 제작한 ‘그날그날 영어’, ‘손씻기’, ‘밑그림’ 등의 작품들도 전시됐다.
전시 개막을 앞둔 지난 22일 간담회를 가진 성능경 화백은 “나의 작업 세계를 전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전시를 원했다”라며 “예술은 미궁이다. 몰라서 궁금하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질문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