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심 도약한 'K-콘텐츠'…비즈니스 상담액만 1262억원

2023-08-21 08:10
아시아 최대 방송영상콘텐츠마켓 BCWW 2023 성료
20개국 286개사 참가 역대 최대규모…세계인에 공감 얻는 보편성 강점
다양성 강조하는 할리우드 흐름도 성공에 한몫…아시아계 작가 늘어
美 워너브러더스·英 BBC·中 아이치이 등 37개국 바이어 1000명 참여

각국 관계자들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BCWW 2023’에서 계약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K-콘텐츠’가 또 한 번 전 세계 중심에 섰다. 20개국, 286개사에 달하는 전 세계 콘텐츠 산업 관계자들이 서울에 운집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이하 콘진원)이 주관하는 아시아 최대 방송영상콘텐츠마켓 ‘BCWW(BroadCast WorldWide) 2023’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23회째인 ‘BCWW 2023’은 ‘콘텐츠의 새로운 미래를 펼치다(EXPAND YOUR STAGE)’라는 슬로건 아래 전 세계 방송영상산업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모으며 총 8400만 달러(약 1128억원)에 달하는 비즈니스 상담액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K-콘텐츠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국내 콘텐츠 시장이 글로벌 주류 시장으로 편입되면서 기업과 관계자들의 참여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총 20개국에서 286개사가 참가했다. 작년과 비교해 20% 이상 증가한 수치이자 2000년 첫 개최 이래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성진 감독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BCWW 2023’ 콘퍼런스에서 ‘성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 ‘성난 사람들’ 이성진 감독, “할리우드, 다양성 강조”
 
BCWW 콘퍼런스에서는 콘텐츠 산업의 최신 흐름과 한국 콘텐츠가 나아갈 방향에 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올해 에미상 13개 부문에 후보 지명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의 연출과 극본을 맡은 이성진 감독이 연사로 참여해 ‘성난 사람들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에이터’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 내 아시아계 창작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감독은 할리우드가 다양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난 사람들’은 5~10년 전만 해도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데뷔했을 때는 아시아계 작가가 거의 없었다”며 “이제는 ‘미국인이 뭘 좋아할지’를 고민하는 대신 내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을 생각한다. 그만큼 다양성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화는 넷플릭스와 작업하는 과정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 감독은 “넷플릭스에서 일하는 한국인, 중국계 미국인, 동남아시아계 미국인과 함께 작업했다”며 “미국에 있는 한국 교회 같은 소재에 대한 이해가 깊어 작업이 훨씬 수월했다”고 회상했다.
 
넷플릭스 최초로 5주 연속 TV 프로그램 전체 순위 1위를 기록한 드라마 ‘웬즈데이’ 작가인 알프레드 고프와 마일즈 밀러는 한국 콘텐츠의 강점으로 보편성을 꼽았다.
 
밀러 작가는 “한국 콘텐츠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K-팝처럼 ‘먹기 쉬운 음식’이다. 전 세계인에게 공감을 얻는다”며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뛰어나다. 인간의 감정을 잘 표현한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고민과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최고제작책임자(CCO)이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피지컬:100’ 시리즈 연출자인 장호기는 “코로나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 세계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몸을 뜻하는 ‘피지컬’이라는 단어에 꽂혔다”고 말했다.
 
이어 장 연출은 “배경 지식 없이 바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지구 반대편 칠레에 있는 할머니도 와인을 마시면서 볼 수 있는 시리즈가 목표였다”며 “‘피지컬:100’이 실제로 칠레에서 시청 시간 10위 이내에 들어간 걸 보고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고 말했다. 애플의 비전 프로(vision pro) 같은 새로운 플랫폼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다.
 
장호기 연출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BCWW 2023’에서  ‘피지컬:10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 전 세계 286개사·바이어 1000여 명 참가···K-콘텐츠 글로벌 저력 확인
 
올해 BCWW 2023은 사업 영역과 규모 모두 확대됐다.
 
OTT 플랫폼, 콘텐츠 IP, 미디어 테크놀로지 등 전 세계 방송영상 산업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사업 영역을 포함한 국내외 20개국 286개 기업과 △워너브러더스(미국) △영국 공영방송 BBC(영국) △아마존(미국) △아이치이(iQIYI·중국) △레드 불 스튜디오스(미국) △스카이 댄스 미디어(미국) 등 37개국 바이어 1000여 명이 사전 비즈매칭과 현장에 참여했다.
 
국내외 주요 미디어 업체도 독립 부스로 참가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콘텐츠 비즈니스 자리를 빛냈다. △KBS미디어 △MBC △SBS △CJ ENM △SLL(스튜디오룰루랄라) 등 국내 주요 방송사업자들은 ‘순정복서’ ‘연인’ ‘국민사형투표’ ‘잔혹한 인턴’ ‘기적의 형제’ 등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신규 또는 하반기 방송 예정 콘텐츠로 함께했다.
 
이 밖에도 △KT 스튜디오지니 △LG유플러스 스튜디오 X+U 등 통신사 미디어 자회사부터 AI 딥러닝 콘텐츠 제작사 △디오비스튜디오, 버추얼 리얼리티 콘텐츠 제작사 △더투에이치 등 미디어 테크놀로지 기업도 참여해 국내외 바이어와 상호 교류하며 국제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했다.
 
또한 행사 기간 중 △더핑크퐁컴퍼니는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 지상파 방송사 RTV와 ‘핑크퐁’과 ‘아기상어’ 애니메이션 영화와 시리즈 배급을 통한 K-콘텐츠 수출 증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대만(27개 기업) △일본(9개 기업) △몽골(5개 기업) 등 3개국이 국가관으로 참여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산하 BBC 스튜디오(영국) △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중국) △OTT 플랫폼 PCCW Viu(홍콩) 등 세계 유수 미디어 기업도 다수 참가해 한국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특히 BBC 스튜디오는 한국 콘텐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자 올해 처음으로 BCWW에 참가했다. BBC 스튜디오 아시아 유통 총괄책임자인 필 하드만은 “대한민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비즈니스 기회와 파트너십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BCWW 2023 참가를 계기로 한국 파트너들과 활발한 협력을 통한 광범위한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현래 콘진원 원장은 “BCWW 2023은 그 어떤 해보다 많은 전 세계 방송영상 사업자들과 바이어들이 참여하며 K-콘텐츠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내 콘텐츠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BCWW 2023’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