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에서 반도체로…관련주들 '노났다'

2023-05-21 16:46

 

[자료=한국거래소]

최근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주식 테마가 이차전지에서 반도체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외국인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감산 소식까지 이어지자 관련 중소형주도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도체주가 반등 탄력이 커지면서 주도주로 복귀하고 있다며 강세가 임박해졌다고 전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 지수는 연초 2273.95에서 지난 19일 기준 3057.89로 34.4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지수를 이끌어 온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5만5300원에서 6만8400원 오르며 23.69% 상승했다. SK하이닉스도 7만5000원에서 9만7300원까지 오르며 29.73%의 상승률을 보였다. 
 
반도체 지수를 받쳐주고 있는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다. 국내 증시 불황에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위주로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연초 이후 이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9조1080억원, 34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조150억원어치 순매도했고, SK하이닉스의 경우 614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엇갈린 투심을 보였다. 당시 삼성전자의 경우 차익실현으로 순매도가 늘었고, SK하이닉스는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순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전자가 지난달 반도체 감산 소식을 발표하면서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됐다. 이에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외국인은 반도체 감산 소식이 나왔던 지난 7일 이후 삼성전자는 4조990억원, SK하이닉스는 4180억원을 담으며 순매수세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반도체 업황 저점 탈피와 미래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반도체주 순매수 확대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반등과 함께 반도체 업황의 저점 탈피에 대한 심리가 반영돼 있다"며 "AI 관련 산업 성장과 반도체 재고 축소 가능성이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꾸준한 매집과 미국 반도체 지수 상승에 투자심리가 개선된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전일 대비 3.32%(2200원) 급등한 6만84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3% 이상 오른 것은 지난달 7일(4.33%) 메모리 반도체 감산 계획 발표 이후 28거래일 만이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3.95%(3700원) 올랐다.
 
특히 이날 국내 증시에는 ‘반도체’라는 명칭만 들어가도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한미반도체는 전일 대비 21.5% 상승했다. 그 외 동진쎄미켐(14.2%), 원익IPS(9.8%), 피에스케이(9.2%), 이오테크닉스(9.1%), 솔브레인(7.4%) 한솔케미칼(014680)(5.3%), SFA(1.83%) 등도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종은 재고 감소, 가격하락 둔화, 감산에 따른 공급 축소 등으로 분명한 수급 개선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의 20% 이상 감산에 따른 공급축소 효과만으로도 하반기 글로벌 D램, 낸드 수급은 균형에 근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연초 이후 외국인들은 2차전지 관련주인 POSCO홀딩스(3조7930억원), 에코프로(1조2910억원), 포스코퓨처엠(4280억원), LG화학(920억원) 등은 순매도했다. 2차전지주 급등세를 만들었던 개인투자자가 최근 관련주들의 순매수세를 줄여나가는 모습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주가 흐름은 2차전지와 자동차 관련주들이 지수를 견인했다"면서도 “최근 SK하이닉스의 경우 강세 전환에 힘을 실어주고 있고, 이미 상승 국면 전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등 반도체 관련주들이 강세에 임박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