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우원식..."중립은 몰가치 아니다"
2024-05-16 16:18
'명심(明心)' 추미애 꺾었다..."민주당 '개딸' 정당 아니라는 것 보여줘"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5선·서울 노원갑)이 선출됐다. 추미애 당선자(6선·경기 하남갑)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지지와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얻고 차기 의장에 유력하게 점쳐졌기에, 우 의원의 승리에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투표에 참여한 재적 의원(169명) 과반을 득표하면서 추 당선자를 꺾고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최종 후보가 됐다. 관례적으로 원내 제1당에서 국회의장 후보를 단독 추천하면 다음 국회 첫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을 거쳐 확정된다. 22대 국회 첫 본회의는 다음 달 5일로 예정돼 있다.
우 의원은 1957년 서울에서 출생한 노동운동가 출신 정치인으로 당직자와 국회의원 보좌관, 기초의원 등을 거치며 탄탄한 내공을 쌓았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첫 여당 원내대표로 1년간 여야 협상을 주도했다. 당내 '을지로 위원회(을 지키기 민생실천위원회의)'를 이끌며 현장을 누볐고,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홍범도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온건한 성향의 '친명(이재명)'으로 분류된다.
우 의원은 이날 수락 인사에서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라며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고 국민 권리를 향상시켜 나갈 때 가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거부권은 국민들이 동의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나와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은) 거부권 남용은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 여야 합의는 존중하겠지만, 필요할 경우 국회법에 따른 직권상정에 망설이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에 경선 결과가 발표되자 오히려 현장에선 놀랍다는 기류가 흘렀다. 박수나 환호소리는 크지 않았다. 추 당선자의 표정은 굳어졌고 우 의원은 담담한 모습이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대표의 입김이 국회의장까지 미치지 못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재명의 정당'이 아니란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원내대표도 추대로 밀어붙인 '명심'이 국회의장 선거엔 통하지 않았다"며 "'당대표 일극체제'에 흠집이 났다"고 언급했다.
'이변 아닌 이변'이라는 해석도 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3선쯤 된 의원들은 거의 다 겪어봤기 때문에 제일 불안한 후보로 취급받던 사람"이라고 추 당선자를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추 당선자는 타협과 통제가 불가능하고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선자들이 판단한 것이니 이 결과가 당심이라고 봐야하지 않겠느냐"며 "저도 한 표"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22대 전반기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에는 이학영 의원(4선·경기 군포)이 당선됐다. 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우 의원은 당에서 오랫동안 현장과 소통하는 분"이라면서 "(선거를 준비하면서) 의원들과 많은 대화를 했는데, 의장단으로서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도움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원해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