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로 향한 CJ대한통운, 중동 물류허브 공략 시동

2023-05-18 16:11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사우디 GDC 사업협약 체결식'에서 CJ대한통운 강신호 대표(왼쪽)와 마지드 알 카사비 사우디 상무부 장관(오른쪽)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이 글로벌 보폭이 넓히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0일 사우디에서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를 구축하고 중동 해외직구 시장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다음날인 11일 강신호 대표가 두바이에 위치한 현지법인 CJ ICM을 방문해 경영현안을 점검했다고 18일 밝혔다.
 
CJ대한통운이 사우디를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동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성이다. 외상거래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 때문에, 중동은 신용카드 사용률이 낮고 전자상거래 시장도 성장이 어려웠다. 그러나 사우디와 UAE를 중심으로 신용카드가 보편화되고 인터넷과 모바일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은 중동의 이커머스 시장이 2022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약 11.5% 이상 성장하고, 사우디가 이 중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CJ대한통운은 사우디 GDC 구축에 앞서 고객사인 아이허브와의 8년 장기계약을 체결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며 현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아이허브의 미리에 창(Miriee Chang) COO(최고운영책임자)가 “사우디는 아이허브의 Top5 시장”이라고 직접 언급할 만큼 규모도 크다. 
 
사우디가 석유 중심 산업구조 탈피를 위해 추 진중인 경제개혁정책도 기회가 되고 있다. 사우디는 중동·유럽·아프리카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세계 해운 물동량의 12%를 담당하는 수에즈 운하가 인접해 있다. 사우디 정부는 석유 중심 산업구조 탈피를 위해 내세운 ‘비전 2030’의 7대 사업 중 하나로 “국제무역과 교통 허브 국가를 건설하고, 물류성과지수를 세계 25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리야드 공항 일대에 300만㎡ 규모로 통합물류특구(SILZ)를 조성했다. 현재 애플이 이곳을 거점으로 삼고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CJ대한통운의 GDC도 내년 하반기에 들어설 예정이다.
  
사우디 정부에서도 이번 GDC 투자를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GDC 사업협약 체결식에는 마지드 알 카사비(Majid Al Kasabi) 상무부 장관을 비롯, 사우디 정부와 민간항공청 주요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했다. 미디어부 장관도 겸직하고 있는 카사비 장관은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때도 동행했던 핵심 측근이기도 하다.
  
아와드 알 술라미 사우디 민간항공청 부사장은 협약식에서 “CJ대한통운과 함께 일하며 경험한 결과 오늘의 이 협약이 사우디의 이커머스와 물류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사우디 GDC와 함께 중동 현지법인 CJ ICM사업 확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CJ ICM은 2017년 중동 중량물 물류 1위 기업인 이브라콤 지분 51%를 인수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730억원을 기록했으며, 오는 2025년까지 매출액 5000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