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양대노총 "尹정부, 노동개악 폐기하라"...서울서 6만명 집결

2023-05-01 16:51
경찰과 충돌 없고, 흡연 민원ㆍ자체 소음 방지에 주력

한국노총은 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앞에서 '5.1 세계 노동자 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조합원들이 '멈춰라 노동개악'이라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사진=신진영기자 ]

"노사 법치주의라는 미명 하에 '노동탄압'을 극대화하고 있다." 
 
1일 서울 영등포 여의대로 일대에서 열린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2023년 노동절 전국노동자대회' 단상에서는 이 같은 외침이 들렸다. 이날 공식적인 행사는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1시간 전부터 조합원들은 여의대로에 마련된 단상 앞에 모였다. 

김현준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과 이강호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식품산업노련) 페르노리카코리아 위원장의 발언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강하게 반대하며 "끈질긴 투쟁의 대장정에 돌입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와 함께 노동절 행사에 참석했다는 전국금융산업노조원 A씨는 "4년 만에 열리는 한국노총 외부 행사라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1시 40분께 한 행사 지도원이 단상에서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며 사고가 우려되니 다른 길을 이용하라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한국노총 노동자 대회엔 오후 2시 기준 1만5000명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포대교 남단에서 서울 영등포 여의도 IFC몰 방향 5개선 차로를 점거한 채 집회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은 이날 노동자 대회를 통해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최저임금 인상을 강하게 요구했다. 

김만재 금속노동자연맹(금속노련) 위원장은 "우리 선배들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서 자본의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서 싸웠다"며 "윤 대통령은 노동자들에게 주 69시간 일하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 탄압한 대통령 오래 간 걸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5.1 노동절 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민생 파탄, 물가폭등 윤석열 정권 물러가라'는 깃발과 참가 단체들의 깃발 모습. [사진=권보경기자]

"윤석열 정부가 건설노조를 과도하게 탄압하고 있다. 강하게 책임을 묻겠다."

전날 몸에 휘발성 물질을 끼얹고 불을 붙인 민주노총 소속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사건을 두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노동개악 저지!" "윤석열 심판!"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5·1 총궐기 세계노동절 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숭례문에서 시청 방면 6개 차로를 점거하고, 민주노총 조합원과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 회원 3만명이 모였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하며 대회사를 시작했다. 양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1년이 지났다"며 "우리 사회는 점점 망가지고 경제와 민생은 파탄됐다"고 외쳤다. 그는 "총파업 투쟁으로 (윤석열 정부를)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 건강보험 강화 등 공공성 확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검찰을 동원해 민주노총을 말살시키려 한다고 강하게 외쳤다. 양 위원장은 "정부는 검찰 공화국을 만들어 민주주의를 후퇴 시키는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면서 "압수수색은 일상이 됐고, (노조에) 불법과 비리, 폭력, 간첩 등 온갖 낙인을 찍었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한국노총과 달리 '총파업 투쟁'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경찰 추산 3만명이 세종대로에 모이면서 주변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세종대로 광화문~세종대로 사거리 방향은 시속 4㎞, 청계광장~덕수궁 방향은 시속 3㎞로 운행하고 있다. 택시기사 조모씨는 "광화문 집회가 차로에서 열리니 보통 우회한다"며 "손님들도 내려서 전철을 이용해야 한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조합원들이 집회가 열리는 장소에서 무분별한 흡연으로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했다. 휴일을 맞아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나왔다는 윤모씨(34)는 "광화문 광장에 서울페스타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왔는데 시끄럽다"며 "담배 냄새도 많이 난다"고 했다. 한국노총 집회에서도 "여의도공원에서 흡연하는 것 때문에 민원이 많다고 합니다"며 "주의해주세요"라는 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