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이 건강은 국가 최우선 책무...재정 아끼지 말아야"

2023-02-23 00:01
소아 진료 시스템 붕괴, 정책 잘못…조규홍 "의료인력 확보 총력"
24시간 전문상담센터 시범 실시…'비대면 진료‧의사 정원 확대' 재공론화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소아진료 등 필수의료 정책간담회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최근 '소아 진료 시스템' 붕괴사태에 "아이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은 국가의 최우선 책무로, 건보(국민건강보험 적립금)가 부족하면 정부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바꾸라"고 강력하게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가가 한눈 파는 사이에 아이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준 소아의료진에게 정말 뵐 면목이 없다"며 "의사가 소아과를 기피하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 정부 정책의 잘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전국 61개 대학병원의 2023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 결과 소아청소년과(소청과) 모집정원 확보율은 20%에 불과했다. 38곳은 단 한 명도 확보하지 못했다. 초저출생 심화로 소아 의료수요는 감소하고 있는데, 수익 구조는 부실하고 높은 업무 강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소아과 의사가 모자라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지 오래됐다. 서울은 사정이 나은데 지방은 갈수록 열악해져 아이가 아프면 (부모가) 아이를 업고 서울로 오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 몇 년간 현실을 외면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 아닌가. 이제 진실을 바로 보고 대응책을 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외래진료 현장을 둘러보고, 소아외과 병동을 방문해 입원 중인 어린이와 보호자를 위로하고 의료진을 격려했다. 이어 '소아진료 필수의료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소아환자 보호자 등의 고충을 청취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3대 소아 의료체계 개선대책'을 보고했다. 크게 '중증 소아 의료체계 확충', '야간·휴일 등 소아진료 사각지대 해소', '적정보상 등을 통한 소아 의료인력 확보' 등이다.
 
현재 10곳인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는 올해 4곳 더 늘리고, 8곳인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도 4곳을 추가 설치한다. 소아 필수 진료에 들어가는 다양한 비용은 공공정책수가 등 각종 수가 인상으로 보장한다. 또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기준과 종합병원 이상에 적용되는 의료 질 평가기준에 중증 소아진료와 관련된 지표를 강화하고, 지원금 차등 지원에 나선다.

특히 야간·휴일·응급 등 소아진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24시간 상담을 해주는 '24시간 소아전문 상담센터'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전화뿐만 아니라 24시간 영상 상담도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현장에서 지시했다.
 
소아진료 인력 확보를 위해선 현장 상황에 맞는 다양한 고용방식을 검토하고, 의료계와 협의해 '의사 정원 확대' 등을 추진한다. 조 장관은 "부족한 의료인력을 확충하고 지역별·과목별 불균형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의대 정원 증원을)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 등은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도 정원 증원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집단 진료거부 등으로 거세게 반발해 결국 불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