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美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에 증시 2%↑…연준은 '갸우뚱'

2023-01-07 13:4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임금 상승세가 둔화됐다는 소식에 증시가 급등세로 화답했다.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에 금리 인상 속도조절 및 경기 연착륙 기대가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관심을 모았던 미국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는 22만3000명 증가로 예상치(20만명 증가)를 상회했고, 실업률은 3.5%로 예상치(3.7%)를 하회하며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여전히 미국 고용시장이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다.

그러나 시장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같은 시각 발표된 12월 평균 시급으로, 이는 전월 대비 0.3% 증가하면서 예상치(0.4% 증가)를 밑돌았다. 현재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결과다.

이에 고용시장이 탄탄한 가운데서도 인플레이션 완화 가능성이 나타나다 보니 금리 인상 속도조절 기대와 함께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이러한 시장 전망을 방증하듯 6일 미국증시는 S&P500을 비롯해 다우, 나스닥 등 3대 지수 모두 2% 이상 급등세를 나타냈다.

메트라이프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드류 마투스 수석 마켓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의 관점에서 볼 때 주요한 반응 요소는 평균 시급 수치가 완화된 것"이라며 "사람들은 오로지 한 가지 관점에서만 보고 있는데, 그것은 인플레이션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라고 CNBC에 말했다. 이어 "평균 시급이 계속 완화된다면 실업률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 글로벌인베스트먼트오피스의 마이크 로웬가트 모델 포트폴리오 구축 책임자는 "상황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징후들이 몇 가지 있다"며 "강력한 통화정책 도구들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것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앞으로 몇 번의 추가 금리 인상을 안 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임금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내달 1일 예정된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결정 전망도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CME FedWatch에 따르면 불과 며칠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0.25%p 인상과 0.50%p 인상 가능성이 팽팽하게 맞섰으나, 현재는 0.25%p 인상 가능성이 75%가량으로 높아진 상태이다.

미국 회계법인 RSM U.S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고용보고서) 발표 이전에 비해 연준의 최고 금리에 좀 더 가까워졌다"며 "연준은 금리 인상 속도를 추가적으로 완화시키는 것을 강력하게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앞서 12월 FOMC 이후 발표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연말 기준금리로 5.00~5.25%를 전망한 바 있다. 현재 미국 연방기준금리는 4.25~4.50%이다. 
 
신중한 연준 인사들
다만 시장의 긍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연준 인사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및 금리 전망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긍정적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시장과 다소 보수적 시각을 견지하는 연준 간의 시각 차가 다시 한번 드러난 모습이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것(12월 고용상황 보고서)은 내 전망을 전혀 바꾸지 못한다"며 기준금리가 5%를 넘는 수준에서 한동안 유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보스틱 총재는 전미경제학회(AEA) 연례회의에 참석해서도 기준금리 상단이 5.25%까지 올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올해 첫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하는지 아니면 0.5%포인트 인상을 선호하는지에 관한 질문을 받자 "둘 다에 모두 열린 입장"이라며 향후 공개될 물가 지표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역시 AEA 연례 회의에 참석한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일부 고무적인 신호가 최근 나타났지만,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너무나 높고 큰 걱정거리"라며 "연준의 정책결정권자로서 물가상승률을 2% 목표치로 되돌리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또한 최근 에너지,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매우 실질적인 리스크'로 나타나고 있다며, 고용시장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인사들 전반적으로 신중론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반면 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연준 인사도 있었다. 톰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좀 더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경제에 대한 피해를 줄일 것"이라며 "연준이 정책 시차의 관점에서 금리 전환을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연구 결과 수요 감소에 따른 인플레이션 완화가 나타나기까지 6~12개월 소요된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현재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지난 두 달간 물가 지표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