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美 인플레이션 "아직 코너 돌지 않아"
2023-01-05 16:58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IMF 의전 서열 2위이기도 한 고피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의 명목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올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피나스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 지표 및 서비스 인플레이션과 같이 매우 끈질긴 인플레이션 구성 요소들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인플레이션은 아직 코너를 돌지 않은 게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이) 현 노선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가 생각하는 가장 큰 골칫덩이는 바로 미국 고용시장으로, 매월 약 40만개의 고용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실업률은 사상 최저점 근처에서 머무르는 등 매우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결국 임금의 지속적인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피나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임금과 비(非)식료품·에너지 부문의 인플레이션 하락이 매우 분명하고 지속적으로 나타날 때까지는 긴축적 통화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과도하게 공격적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작년 12월 연준의 점도표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기준 금리를 5%까지 인상한 후 올해 내내 그 수준을 유지한다는 연준 인사들의 의견에 대해 지지를 표했다.
앞서 4일 발표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통제를 확신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상당량의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한편 고피나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급증하는 감염자 및 사망자 처리 문제로 인해 단기적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며 이는 글로벌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 이후에는 중국 수요가 회복되면서 올해 중에 경기 반등도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올해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하는 것은 '매우 좁은 길'이 될 것이라며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 같은 시각은 지난 1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의 신년 경제 전망과도 비슷한 맥락으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올해 세계 경제 3대 축인 미국, 중국, EU 경기가 모두 둔화되면서 전 세계 1/3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고 특히 중국은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인해 앞으로 두 달 정도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피나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경제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인해 통화 정책 긴축 기간이 미국보다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2024년 정도에야 유럽중앙은행(ECB)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근접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