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푸틴 핵 위협 농담 아냐...'아마겟돈' 위기 직면"
2022-10-07 13:4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민주당 상원 선거운동위원회의 모금행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우려가 높아지는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이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의 핵위협이 농담이 아니다"라며 "케네디 전 대통령 때인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우리는 아마겟돈의 전망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핵전술무기를 손쉽게 사용해 아마겟돈으로 끝맺지 않을 수 있는 능력 같은 것은 없다며 "우리는 푸틴의 출구(off-ramp)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고위 인사가 직접적인 핵전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그동안 행정부의 공식 입장과 상반된다는 점을 주목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앞서 지난주 "우리는 현재 핵무기 사용이 임박했다는 징후를 보지는 못했다"며 "미국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으며 위협을 계속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불과 며칠 만에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부의 공식 입장과 다른 발언을 한 것은 미국 정부 내부에서 러시아의 핵공격 위협에 대한 다른 기류변화가 감지됐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 보건복지부는 이날 2억9000만 달러(약 4090억원) 상당의 급성 방사선 증후군(ARS) 치료제인 '엔플레이트'를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복지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구입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시장에선 미국 정부가 핵전쟁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사선병 치료제를 대량으로 구매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TV 연설을 통해 "허풍이 아니다"라며 "핵무기로 우리를 위협하려는 자들은 풍향계가 방향을 바꿔 자신을 향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한 것도 핵전쟁 공포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