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C 7나노 양산설 솔솔...美 제재에도 중국 반도체 굴기 '가속화'

2022-07-23 07:00
SMIC '7나노' 반도체 양산 성공했나..."가장 앞선 기술 제품"
美, 中 반도체 제재 고삐 죄나...최근엔 칩4 동맹 결성 밀어붙여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 [사진=웨이보]

중국의 반도체 굴기(崛起·우뚝섬)가 미국의 제재에도 고속 성장 중이다. 반도체 굴기의 상징인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中芯國際·이하 SMIC)가 최근 7나노(nm·100만분의1㎜)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SMIC, 美 제재 뚫고 '7나노' 반도체 양산 성공했나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글로벌 반도체 리서치 전문기관 테크인사이츠를 인용해 중국 가상화폐 채굴장비 제조업체 마이너바 세미컨덕터(MinerVa Semiconductor)가 최근 내놓은 제품에서 SMIC가 제조한 것으로 보이는 7나노 미세공정 반도체칩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마이너바는 지난해 7월부터 자사 장비에 7나노 반도체칩을 장착했다고 발표하면서도, 제조를 어느 파운드리 업체에 맡겼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테크인사이츠는 마이너바가 SMIC의 고객사인 만큼, 7나노 반도체칩을 SMIC가 제조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며, "지금까지 SMIC에서 본 것 중 가장 앞선 기술 제품"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서 SMIC와 마이너바 세미컨덕터는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 상황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시스템반도체 후발주자인 중국 반도체 기업이 단숨에 삼성전자와 TSMC 등 선두 기업의 기술력을 따라잡은 것이다. SMI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5.6%로 세계 5위, 중국 1위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54억4300만 달러(약 7조1493억원), 같은 기간 순익은 138% 급증한 17억 달러였다.

하지만 SMIC의 기술력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와 비교해선 2~3세대 뒤처진 14나노 수준에 정체돼 있었다. 특히 지난 2020년 12월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SMIC는 10나노 이하 반도체 제조를 위한 미국 장비·기술 등의 수출이 제한돼 7나노 이하 양산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을 7나노 이하 공정이 견인하는 만큼,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현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현재 7나노 미세공정을 상용화한 파운드리 기업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중국 정부 주도의 반도체 자급자족에 매우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고 블룸버그가 짚었다. 중국 당국은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외국산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며 반도체 공급망을 완전 구축하기 위해 현지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美, 中반도체 제재 고삐 죄나...최근엔 칩4 동맹 결성 밀어붙여
SMIC가 7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면 미국 정부의 제재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블룸버그가 지적했다. 앞서 지난 2020년 10월 미국은 SMIC를 상무부의 제재 대상 리스트에 올렸고 최근엔 네덜란드에 세계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ASML의 장비에 대한 중국 판매 추가 제한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더 강경한 대응 조치를 실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최근 미국이 구상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 이른바 칩(Chip)4 동맹도 그 일환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다자 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지난 5월 출범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칩4 동맹 결성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한국 정부에 참여 여부를 다음달까지 결정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수줴팅(束玨婷)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어떠한 협력 틀을 마련해도 포용성과 개방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차별하고 배척해선 안 된다"고 전했다. 현 상황에서 분열을 막고 산업·공급사슬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롭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수 대변인은 "중국은 한국과 협상의 추세를 유지하고 조기에 상호 윈윈하는 협정에 도달하며 서비스 무역, 투자의 개방, 협력 수준을 한층 향상해 양국 경제 무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기를 희망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중국 언론들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날(21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칩4 동맹을 중국을 배제한 반도체 공급망 구성 시도로 규정하면서 "한국은 미국의 위협에 맞서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 1280억 달러 가운데 중국과 홍콩에 대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렇게 큰 시장과 단절하는 것은 상업적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