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중·대형 가맹점과 '수수료 전쟁' 2라운드 돌입

2022-02-02 20:5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율’을 둘러싼 2라운드 협상에 돌입한다. 이번 대상은 중·대형가맹점이다. 카드사들은 앞서 영세가맹점의 수수료를 내린 만큼, 중·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올려 ‘수익 보전’을 해야 한다는 결의를 내비치고 있다. 반면 대형가맹점들은 벌써부터 “수용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당분간 이를 둘러싼 치열한 기 싸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일부 카드사는 지난달 말 중형 가맹점과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가맹점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외의 카드사들도 2월 초 비슷한 공문을 보낸 뒤 본격적인 수수료율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카드업계는 3년 주기인 적격 비용(원가) 재산정 결과를 토대로 가맹점들과 협상을 진행한다. 현행법상,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은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따라서 카드사는 수수료 상한선인 2.3% 내에서 가맹점과 협상해 최종 수수료율 인상 폭을 결정한다.
 
카드사는 일단 연 매출 30억 원 초과 중형 가맹점과 연 매출 500억 원 초과 대형가맹점 2만여 곳 등과 협상에 나선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다양한 소비 위축 현상이 발생한 만큼, 공격적인 인상안을 제시하긴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3년 전과 비슷하거나 이보다 소폭 인상된 수준을 가맹점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대형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1.8~2% 수준이다. 만약 카드사가 3년 전처럼 수수료율을 최대 0.3%포인트 올려달라고 요구한다면 올해 수수료율은 2% 안팎 선에서 결정된다.
 
카드사들은 특히 대형가맹점 관련 협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적격 비용 원칙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결국 매출이 많은 곳이 더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게 근거다. 다만, 이를 대형가맹점이 순순히 들어줄 리 만무하다. 카드사와 대형가맹점간 협상에서 기본적인 주도권은 가맹점이 쥐고 있다. 최악의 경우, 대형가맹점은 카드사와 계약을 해지하면 되고, 그에 따른 고객 손실은 결국 카드사가 감수해야 한다.
 
코스트코에서 현대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한 것도 비슷한 원리다. 이 경우, 타 카드사 고객들은 업체 이용을 위해 해당 카드를 발급받을 수밖에 없다. 그에 비례하게 다른 카드사들은 손해가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