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84㎡ 15억 육박?…분양가 인상에 복잡해진 청약 셈법

2021-09-27 06:00
가점 70점 넘어야 당첨 안정권

'둔촌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둔촌주공) 조감도 [사진=서울시 클린업시스템]


정부가 민간의 주택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하면서 '둔촌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둔촌주공 재건축) 청약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동구 둔촌1동 일대 62만6232㎡ 용지에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총 1만203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이 중 일반분양 예정물량은 4786가구로, 주택형별로 △전용 29㎡ 10가구 △39㎡ 1150가구 △49㎡ 901가구 △59㎡ 1488가구 △84㎡ 1237가구가 예정돼 있다.
 
84㎡ 분양가 14억원대 예상…59㎡도 중도금대출 힘들 듯
분양가상한제 완화가 예고된 데다가 건축비 상한액도 오르면서 둔촌주공의 분양가도 예상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7월 HUG가 보증한 분양가는 3.3㎡당 2978만원이었다.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조합원들이 반발하면서 분양이 무기한 미뤄졌고, 연말 조합이 자체 실시한 용역에서 적정 분양가가 3.3㎡당 3650만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변 주택 가격 상승으로 4300만원은 돼야 한다는 말이 정비업계와 조합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 조합원은 분양가를 4450만~4500만원까지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 사업의 택지비, 인상된 고정건축비, 가산비 최소액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4200만원 선"이라며 "분양이 뒤로 밀릴수록 분양가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를 3.3㎡당 4200만원으로 계산하면 사실상 초소형 평수(전용 29~39㎡) 외에는 모두 9억원을 넘겨 중도금대출이 불가능하다. 전용 59㎡는 10억~11억원, 84㎡는 14억원대가 예상된다.
 
특공 물량은 줄고 청년층 문턱은 낮아지고…복잡해진 청약셈법
문제는 분양가가 높아지면 특별공급 물량도 크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3.3㎡당 분양가가 3600만원을 초과하면 전용 59㎡의 총분양가는 9억원을 넘게 된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민간분양은 전체 공급물량의 53%를 특별공급으로 공급해야 한다. 하지만 전용 85㎡ 이하, 분양가는 9억원 미만이어야만 해당 규정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아파트 일반분양 예정물량 4786가구 중 특별공급 물량은 전용 29~39㎡ 등 초소형 주택에서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까지만 해도 전용 84㎡ 타입을 제외한 1880여가구가 특별공급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용 59㎡ 분양가가 9억원을 넘게 되면 특별공급 물량은 1092가구까지 줄어든다.

59㎡ 타입이 신혼부부 등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요층의 내 집 마련 전략에 변수가 생기는 것이다.

분양가 상승에 따른 특별공급 물량은 줄어들지만, 1인가구 추첨 등이 신설돼 아이가 없는 신혼부부나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새로운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정부가 11월부터 민간분양에 한해 추첨으로만 당첨자를 선정하는 특별공급 물량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30%, 생애최초 특별공급의 30%가 새로운 제도를 적용받는다. 둔촌주공 59㎡ 타입에선 특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을 가정하면 특공 중 추첨물량은 185가구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청약 대기자, 매수로 돌아서면…'둔촌주공' 청약 이후 시장은?
'래미안 원베일리' 등 서울의 '대어급 분양'이 마무리 된 가운데 청약 대기자들은 둔촌주공에 마지막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완화되면서 앞으로는 '로또 청약'을 기대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청약가점이 70점을 넘어야 둔촌주공 당첨 안정권에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원베일리'에는 무주택 기간이 15년 이상인 7인 가족 청약가점 만점자(84점)가 두 명이나 나왔다.

둔촌주공은 59㎡ 타입과 84㎡ 타입에서 특히 경쟁률이 높을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1대 1을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114가 청약 경쟁률을 집계한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경쟁률이 높아지는 만큼 청약 당첨 가능성은 낮아지는 데다가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는 '로또 청약'이 줄어들면서 둔촌주공의 청약 결과 발표 이후 당첨 기대수요가 곧바로 실망 매수수요로 돌아설 수 있다. 이들이 기축 매물로 눈을 돌리면 강동, 송파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 전체의 집값이 크게 상승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둔촌주공 청약대기 수요를 최소 5만 가구로 보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공급이 소규모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전무해 청약 대기 수요는 예상을 웃돌 수 있다. 5만 가구는 1년간 서울 적정 공급량과 비슷한 수치다.

특히 이들 대기수요는 충분한 현금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둔촌주공 전용 59㎡와 84㎡가 중도금대출이 불가능한 만큼 이미 이에 근접한 자금이 준비된 상태다. 청약 포기 수요가 매수 수요로 전환되면 둔촌주공을 위해 준비했던 자금으로 매수 가능한 현재 9억~15억원 선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뛸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