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성장현 용산구청장 "용산공원 내 드래곤힐호텔 이전해야"

2021-07-28 15:00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14일 구청장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 인터뷰에서 드래곤힐호텔 이전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10년이면 강산이 변하지 않나. 강산이 변할 만큼 일했다. 누구보다 사업도 많이 하고 일도 원 없이 했다. 이 모든 것은 네 번이나 구청장의 기회를 주고 모든 것을 믿고 행정을 맡겨준 용산구민 덕분이다.”

지난 14일 용산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용산공원 조성, 국제업무지구(정비창 부지) 개발 사업 등 용산의 상전벽해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면서 "30만 구민들이 뜻을 모아 구청장에게 힘을 실어준 덕분에 용산이 주도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용산구청장하기를 참 잘했다"고 말했다.
 
용산공원이 진정한 민족공원 될 수 있도록 사력 다할 것

4선 구청장인 성장현 구청장은 본인의 주요 업적으로 용산공원 내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를 이전한 것을 꼽았다.

앞서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는 지난 2014년 드래곤힐 호텔과 헬기장을 비롯해 미 대사관과 대사관 직원 숙소, 출입 방호시설 등을 잔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성 구청장은 용산구 주도하에 미대사관 숙소를 한강로 아세아아파트로 이전했다.

성 구청장은 “용산공원은 미군들이 사용하던 기지가 100여년 만에 반환됐다는 의미를 넘어, 국가 통일의 공원이다. 주소가 아메리카합중국 캘리포니아에서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으로 바뀐 것으로, 이러한 변화에는 수많은 얘기가 함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에 남는 공원을 후대에 넘기기 위해서는 잔류시설들이 나가야 한다. 공원 안에 미국 대사관이 들어오고 대사관 숙소가 들어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옳지 않기에,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 150가구를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현 용산구청의 자리도 미군기지인 아리랑택시 부지였다. 성 구청장은 “1998년도에 당선된 뒤 미군에 아리랑택시 부지 반환을 요구했고 소파(한미주둔군지위협정) 의제로 끌어 올려서 협상을 통해 기지 반환까지 했다. 12년째 용산구청장으로서 이 청사에서 재임하고 있는 만큼, 용산공원이 진정한 민족공원이 될 수 있도록 임기 내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래곤힐 호텔 이전 계획안 국방부에 건의

성 구청장은 “코로나19 정국을 감안해 신규 사업 등을 늘리기보다는 얼마 남지 않은 임기를 잘 마무리해서 다음 구청장에게 구정 업무를 넘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도 “드래곤힐 호텔 이전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정부를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산공원이 조성되고 나서도 공원 한복판에 미군만 입장할 수 있는 드래곤힐 호텔이 버티고 있다면 역사·민족 공원을 표방하는 용산공원의 취지가 무색해질 것이란 생각이다.

그는 “공원은 공원이어야 한다. 관광객들이 공원을 걷다가 미군들 잔류시설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설치한 담이나 철조망 등에 가로막히면 이는 공원이라고 볼 수 없다. 용산공원을 미국의 센트럴파크와 영국 하이드파크를 능가하는 공원을 만들자고 하면서 잔류시설을 남기는 것은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 대사관 숙소 이전으로 1만평 이상에 달하는 공원이 세이브됐다. 이제 남은 것은 헬기장과 방호부대, 그리고 드래곤힐 호텔로, 미군 복지향상을 위한 드래곤힐 호텔은 미군이 오산·평택으로 이전하는 마당에 굳이 용산공원에 있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을 드러냈다.

이어 “공원에 호텔이 있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을 정부에 강력히 전달하고 있다. 대안을 만들어 정부에 건의도 했고 최근에는 국방부 장관을 만나서 용산이 아닌 다른 부지로 이전할 수 있는 계획안을 담아서 전달했다. 국방부가 계획안 검토를 통해 해당 문제를 전향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건희 미술관, 사통팔달 용산에 들어와야

용산구는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는 이건희 미술관 후보지를 서울 용산과 종로 송현동으로 압축한 상황이다.

성 구청장은 사통팔달인 용산에 이건희 미술관이 건립돼야,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들도 수월하게 미술관에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용산은 KTX, 신분당선, GTX, 공항철도 등 모든 기차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향후 남북철도가 이어지면 유라시아에서 들어오는 모든 기차의 종착역도 용산이 될 것으로, 그야말로 사통팔달”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미술관이 용산에 들어서면 국립중앙박물관, 한글박물관, 전쟁기념관 등 20여개에 달하는 용산의 크고 작은 박물관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게 성 구청장의 판단이다. 이건희 미술관이 건립되면 이들 박물관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관광 투어코스도 만들 계획이다.

성 구청장은 “미술관이 들어서게 될 부지 바로 옆에는 국립박물관 공원 등이 있으니 걸어서 박물관 일대를 투어할 수 있다. 이건희 미술관이 건립만 되면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용산 국제업무단지, 미국 맨해튼 능가해야

그는 “호수에서 한가롭게 노니는 오리떼들이 유유자적하듯 보이지만 물밑에 오리발은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캠프킴 등은 오염된 토양에 대한 정화작업이 진행 중으로, 눈에 안 보이는 수많은 작업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업무지구가 향후 허브가 되면 외국 주재원들이나 기업가들을 위한 주거단지가 필요하다. 상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주거단지와 함께 학교 등 필요 시설이 들어가야 한다. 국제업무지구에는 대형종합병원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용산정비창과 캠프킴 부지에 대한 정부의 주택공급안과 관련해서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방정부와 긴밀히 의논하는 과정 등을 거쳤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최근 용산구는 용산지구단위계획에 대한 주민공람을 했다. 국제업무지구의 본래 기능대로 상업 목적을 살려 개발해, 미국의 맨해튼을 능가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많았다. 서울역에서 용산으로 가는 국철을 지하화하는 안에 대한 구민들의 바람도 크다.

성 구청장은 “서울역에서 용산까지 가는 국철을 지하화하는 것은 건설사에 공사를 맡기고 필요한 만큼 철도 부지를 제공해서 수십년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용산구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상권을 살리기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성 구청장은 “이태원은 강남과 달리 주차장이 마땅치 않아,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는다. 이를 타개하고자 제일기획 앞 공영주차장, 용산구청 주차장을 24시간 개방하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태원에 뼈를 묻고 장사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상인들을 위한 콘테스트를 열 예정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당신 이름으로 승부를 낼 수 있는 메뉴가 무엇인지’ 등을 물어 50~100여명을 선발해, 0.8% 저리로 돈을 빌려줄 예정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