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고 시그널 보내는 정은경 질병청장

2021-07-06 18:27
정은경 "수도권 유행, 굉장히 위험하고 엄중한 상황"
4일 0시 기준 델타 변이 누적 확진자 413명
서울시, 6일부터 공원·한강변 오후 10시 이후 음주 금지

김부겸 국무총리와 정은경 중앙방역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주말 대규모 집회 자제를 요청하기 위해 민주노총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재확산하고,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더 강하다고 알려진 인도발(發)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장인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연일 위기 상황을 경고하며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6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46명으로 누적 확진자 수가 16만1541명이라고 밝혔다. 나흘 연속 700명대 기록이다. 주간 단위 환자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주말·휴일 검사자 수 감소로 인해 통상 월·화요일 확진자는 300~500명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엔 이례적으로 주말부터 지속해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그만큼 확산세가 거세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방역을 총괄하는 정 본부장은 이번 확산세가 수도권뿐만 아니라 비수도권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정 본부장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유행 상황에 대해 "집단감염이 다수 발생하고 있고, 전파 속도가 더 빨라진 델타 변이 바이러스도 확인되고 있다"며 "비수도권으로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여러 차례 유행을 억제해온 것처럼 방역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필요한 상황이고, 델타 변이에 대한 대응도 다르지는 않다"며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로 감염을 막고, 신속한 검사와 역학조사로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방역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의 우려처럼 델타 변이가 국내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일까지 델타 변이 누적 확진자는 416명으로 늘었다.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사례(547건)까지 포함하면 최대 963명으로 추정된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간(6월 27일~7월 3일)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50.1%이며 이 중 알파형(영국발)이 25.9%, 델타형이 23.6%를 차지했다. 지난 1주간 추가로 확인된 주요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325명이다. 이들 중 알파형이 168명으로 가장 많았고, 델타형이 153명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델타형 변이는 지역적으로 감염 범위가 넓어지는 양상이다. 서울 마포구 음식점 및 수도권 영어학원 8곳과 관련해서는 9명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례의 누적 확진자는 300명을 초과해 향후 델타 감염자는 더 증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수도권·비수도권 곳곳에서 델타 변이가 검출됐다.

급확산세에 더해 델타 변이 유행 우려까지 커지자 정 청장은 확산 방지를 위해 직접 현장에 나가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하기도 했다. 정 청장은 지난 2일 김부겸 국무총리와 함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사무실을 직접 찾아 전국노동자대회 자제를 요청했다. 

같은 날 열린 코로나19 방역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도 "수도권의 유행 상황이 굉장히 위험하고 엄중한 상황"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모임·회식·대면 접촉이 늘면서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이 전파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는 유행 차단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 이 두 가지를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와 지자체는 수도권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코로나19 선제 검사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서울시는 공원·한강변 등에서 오후 10시 이후 야외 음주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시행에 돌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