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게임기" 화웨이, 사업 다각화 속도전

2021-05-07 10:25
올 들어 게임산업 열 올려...게임기 특허 공개

화웨이 게임 컨트롤러 [사진=톈옌차 캡처]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이번엔 게임 시장 진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미국발 제재로 반도체 조달이 막히면서 휴대폰, 통신장비 등 사업이 어려움을 겪자 사업 다각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것이다. 

6일 중국 유력 매체 둥팡차이푸망은 기업 정보 플랫폼 톈옌차를 인용해 화웨이가 지난 4일 게임 컨트롤러 특허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관련 특허 신청을 지난해 7월에 완료했다. 해당 게임 컨트롤러는 가상현실(VR) 게임이나 가상 상황을 통제 및 제어하고 상호소통형 인터랙션을 하는 데 쓰이게 된다.

공개된 설계도를 보면 이 컨트롤러는 오큘러스 터치 컨트롤러와 유사하다.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에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크기이고, 상단에 조이스틱과 기능 버튼 3개가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둥팡차이푸망은 설계도에서 공개된 형태와 버튼 위치 등을 감안하면, 게이머들은 사격 게임을 할 때 마치 실제 총을 쥔 것처럼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게임 사업은 화웨이의 사업 다각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올해 들어 화웨이는 게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IT즈자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은 화웨이가 게임 연구개발 분야를 분리해, 독립 운영하기로 했다면서 게임 개발 경력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게임 프로그래밍, 기획 등 총 6개 분야에서 인력을 모집하고, 이중 유니버셜3D(U3D)와 언리얼엔진4(UE4)를 기반으로 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 경력자를 우선 모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는 화웨이가 실력 있는 게임 개발자를 유치하기 위해 연봉 액수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화웨이는 5년 이상 게임 개발, 제작 경력자에 5만~10만 위안(약 1735만원)의 월급을 제시했다. 단 적어도 1개 이상 게임 출시 이력이 있어야 한다. 

이는 사실 동종업계 연봉 수준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크게 차이 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초기 시장 진출 리스크를 고려한 조건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통신과 스마트폰에서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를 사용한 반도체를 살 수 없게 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에 화웨이는 최근 스마트카, 화장품 등 다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