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오야오링셴' 금지령 내린 中화웨이 이유 보니
2024-04-04 15:10
'월등히 앞선다'는 遙遙領先 표현 자제
지난해 신제품 발표때마다 사용한 모토
美제제 수위 강화에 화웨이 '로우 키' 행보
지난해 신제품 발표때마다 사용한 모토
美제제 수위 강화에 화웨이 '로우 키' 행보
'야오야오링셴(遙遙領先)' 남보다 월등히 앞선다는 뜻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임원이 신제품 출시 때마다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인데, 올해 들어서는 ‘금지어’가 됐다. 올 들어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화웨이가 로우 키(low key, 낮은 행보)를 유지하려는 모습으로 읽힌다.
화웨이가 올 초 '야오야오링셴' 상표권 등록을 철회했다고 중국 매체 36kr 등 현지 매체가 3일 보도했다. 중국 기업정보업체 톈옌차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9월 국제 분류로 각각 과학기기와 운송수단 방면에서 '야오야오링셴'이란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 등록했으나, 이를 철회한 것이다. 현재 야오야오링셴 상표권 등록은 무효 처리됐다.
야오야오링셴은 지난해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가 신제품 발표회에서 자주 언급하며 화제가 됐다. 위청둥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전기차·스마트폰 신제품 발표회에서 자사 제품이 타사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야오야오링셴이란 단어로 곧잘 표현했다. 지난해 9월 메이트60 시리즈 신제품 발표회에선 무려 14번이나 언급했다. 야오야오링셴이란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화웨이가 떠오를 정도로 야오야오링셴은 화웨이 모토가 됐다. 지난해 중국 10대 인터넷 유행어에도 선정됐을 정도다.
최근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수위를 더 높이려 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화웨이가 과도한 홍보나 선전을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경제매체 진룽제는 최근 화웨이가 브랜드 홍보에 있어서 언어 표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런정페이 회장도 내부적으로 신제품·신기술 홍보에 있어서 지나친 과장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화웨이는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순익이 갑절로 증가하는 등 선방하고 있다. 특히 2019년 미국 상무부의 거래제한 기업에 오르면서 첨단 반도체 칩을 공급받지 못하게 된 화웨이는 연구개발(R&D)에 매진했다. 그 결과, 지난해 미국에 보란 듯 자체 개발한 최첨단 칩을 탑재한 고사양 5G폰도 출시했다. 특히 이 폰은 중국 내 애국 소비 기조에 힘입어 불티나게 팔리며 화웨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미국 애플을 제치고 1위를 탈환하는 등 다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