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 유튜버 수입, 하위 50%의 620배...'빈익빈 부익부'

2021-02-14 12:22
상위 1% 27명 평균 수입 6억7000억원...하위 50% 고작 108만원
양경숙 의원 "자진신고 하지 않은 유튜버 많을 것...철저한 관리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상위 1%에 해당하는 유튜버 1인당 수입이 6억7100만원으로, 하위 50% 유튜버 한 명이 벌어들이는 수입(108만원)의 620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득 상위 1% 유튜버의 수입이 전체 유튜버 수입의 5분의 1(21%) 규모를 차지할 정도로 유튜버 간 수익 격차가 대폭 벌어져 양극화가 심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 수입금액 백분위 자료를 공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국세청에 신고된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콘텐츠 제작자 2776명 중 상위 1% 고수입자는 27명이며 이들이 벌어들인 연간 수입은 총 181억2500만원이었다. 1인당 약 6억7100만원을 번 셈이다. 상위 1% 유튜버의 수입액은 전체 유튜버가 번 돈(875억1100만원)의 21%에 달한다.

또한 상위 10%(277명) 유튜버가 얻은 수입금액은 598억8600만원에 달했다. 이는 1인당 2억1600만원으로, 전체 수입의 68.4%를 차지한다. 반면 하위 50%(1388명)의 총 수입은 15억원으로 1인당 평균 수입은 108만원에 불과했다. 하위 6%에 해당하는 195명은 100만원 미만의 수입을 신고했다.

이번 자료는 2019년 국세청이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 대상 신종 업종코드를 신설한 이후 당국에 신고한 인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당시 국세청은 유튜버와 BJ 등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 미디어 플랫폼에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수입을 올리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신종 업종코드를 만들었다. 양경숙 의원실의 자료는 2019년 기준 수입금액 현황자료다.

수입은 벌어들인 돈에서 유튜브 방송 운영에 드는 각종 비용을 차감하지 않은 것이다. 소득은 비용을 차감한 이후의 금액을 의미한다. 양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는 소득이 아닌 수입으로, 콘텐츠 제작에 쓰인 비용을 제하면 실제 소득은 이보다 낮을 수 있다. 수십만원에 이르는 영상 장비 구매와 제작 비용 등을 감안하면 하위 50%는 콘텐츠를 제작해도 실제 소득이 거의 없는 상태인 셈이다.

반면 엄청난 조회수로 고소득을 올리고도 탈세하는 유튜버들도 적지 않다. 2019년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7명의 유튜버가 광고수입을 누락해 총 45억원의 소득을 탈세했다.

이번 자료는 모든 유튜버 소득 실태를 포괄하지는 못한다. 여전히 국세청에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가 아닌 '기타 자영업자' 등 다른 업종으로 등록한 유튜버도 적지 않아서다. 세금납부를 피하려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고소득 유튜버 수도 양 의원이 공개한 자료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월 기준 구독자 10만명 이상인 한국 계정의 수는 약 3400개로 보고 있다. 구독자가 10만명 이상이 넘으면 연간 수입이 수천만원에 달한다. 

양 의원은 "과세코드가 신설돼 수입원에 대한 정확한 규모와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개인 유튜버들이 자진신고를 하지 않으면 과세 당국이 수익을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소득세 탈세가 이뤄지지 않도록 국세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 의원은 해외 기업과의 거래 등을 통해 수입을 얻는 과세신고 대상자에게 명확한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신고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을 이달 안에 발의할 계획이다. 해당 법안은 해외 금융계좌의 입금누적액 합이 5억원 이상이면 반드시 국세청에 신고하도록 의무를 부여한다. 탈세 가능성이 있는 모든 수입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