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코로나 백신 모의훈련 참관한 文 “수송·유통·보관 전 과정 대비하라”

2021-02-03 15:16
민·관·군·경 합동으로 진행…백신 유통 상황 점검
‘인천공항→물류센터→접종센터’ 등 전 과정 시연
‘45분→15분’ 시간 단축…호송차량 11대 3중 경호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 참관에 앞서 임남수 인천공항공사 부사장으로부터 하기 및 상차 등 공항 내 물류계획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을 참관하고 “백신의 수송·보관·유통 전 과정에 국민들께서 염려하는 일이 전혀 없도록 대비를 잘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백신수송상황실에서 관련 부처의 보고를 받은 후 수송 중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할 것도 지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의 안전한 수송·보관·유통을 위해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 내 수송지원본부를 설치하고 지난주부터 각 기관별 개별 훈련을 진행해 왔다.

추진단에는 국방부·국토교통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경찰청·소방청·관세청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한 상태다.

지난 1일부터 ‘인천공항→물류센터(경기도 평택)→중앙접종센터(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로 연계되는 범부처 합동 모의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먼저 문 대통령은 공항에서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과 함께 백신 수송 과정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고, 관련 부처의 보고를 청취했다.

보고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노석환 관세청장, 서욱 국방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박주경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 수송지원본부장 순으로 이뤄졌다.

먼저 변장흠 국토부 장관은 “백신 수송 항공기가 우리 영공에 진입하면 관제사가 최단 항로를 이용해 인천공항까지 관제 우선권을 부여한다”면서 “이후 전 과정을 모니터링해 반출까지 통상 45분 이상 소요되는 절차를 15분으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노석환 관세청장도 “항공사 입항 및 화물반출 신고를 수월히 해 백신이 운송차량에 탑재되자마자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게 했다”면서 “통상 수입절차보다 45시간을 단축하는 특례절차를 마련했다”고 보고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순찰차와 특공대, 경찰기동대를 활용해 3중 기동경호를 펼친다”고 했으며, 서욱 국방부 장관은 “차량 고장, 교통사고, 테러 등 총 15개의 우발상황을 설정해 대비 태세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보고를 들어 보니 화이자 백신이 당장 들어온다 해도 수송, 보관, 유통 계획이 빈틈없이 잘돼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하고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모의훈련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미국 오리건 주에서 수송 도중 차량이 눈 때문에 막혀 몇 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한 사례를 언급하며 돌발상황 대처법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5개 상황에 대해서 가상적 대비 시나리오는 가지고 있다”면서 “각 단계별로 돌발상황이 생길지 좀 더 꼼꼼하게 점검해서 대비할 수 있는 것들 마련하고, 담당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을 충분히 시키겠다”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화이자 백신이 당초 계획보다 빨리 들어왔는데 준비에 차질은 없는지 묻기도 했다.

이에 정 청장은 “현재 코백스를 통해 공급받는 것이 11만7000도즈가 우선 2월 정도에 들어올 예정이라서 초저온 냉동고 보급에 대한 부분들을 준비해 왔다”면서 “그 정도의 물량을 소화하는 데는 문제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실제 백신접종 모의훈련을 별도로 하는지 묻자, 정 청장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중앙예방접종센터가 가장 먼저 모의훈련을 할 예정”이라며 “매뉴얼도 점검하고 소요시간도 체크하는 등 모의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보고하는 분들의 면면을 봐도 백신 접종의 현장 컨트롤타워는 질병관리청이지만 그 과정에 많은 부처의 협업이 필요하다”면서 “결국은 얼마나 각 부처가 잘 협업하느냐가 대한민국의 국가 역량이고 행정 역량”이라고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질병관리청이 차질 없이 접종할 수 있도록 유관부처가 협업분야를 철저히 잘 수행해달라”면서 “우리가 방역에서 유능했듯이 접종에서도 유능한 그런 면모를 보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총 4단계의 백신 유통 과정 중 항공기에서 백신을 내려 물류창고로 향하는 공항 내 단계를 참관했다.

훈련 참관은 △범부처 합동 모의훈련 전반에 대한 보고 △공항 내 백신 물류 계획 보고 △백신 하기 훈련 참관 △냉장차 탑재 훈련 참관 및 운송계획 보고 순으로 진행됐다.

우선 항공기가 주기장에 들어서자 백신 운송을 위해 투입된 숙련 인력이 백신을 내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백신 모형이 사용됐지만, 운송 훈련은 실제 상황처럼 진행됐다.

백신은 대한항공이 특수제작한 운송 컨테이너에 실려 옮겨졌다. 컨테이너 기능의 핵심은 백신 수송에 필수적인 ‘콜드체인’(냉장유통) 유지다.

배터리를 이용해 100시간 동안 가동할 수 있는 이 컨테이너는 영상 18도에서 영하 18도 사이의 온도를 조절해 유지할 수 있다. 컨테이너 한 대당 6만 도즈(3만명분)의 백신이 탑재된다.

영하 60∼영하 90도를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과 영하 20도를 유지해야 하는 모더나 백신은 별도로 자체 냉동포장된 상태에서 운송된다.

비상상황이 발생해 공항 내에 백신을 보관해야 할 경우에 필요한 별도의 신선화물 처리시설도 마련됐다.

이는 의약품 등 저온 처리가 필요한 신선화물 보관 창고로, 6월 말까지는 항공사 자체의 시설을 이용하다가 7월부터는 인천공항공사가 현재 건설 중인 창고를 쓸 계획이다. 항공기에서 내려진 백신은 ‘달리’(Dolly)라 불리는 장비와 지게차로 냉장차에 옮겨졌다.

백신 운송 차량 행렬에는 냉장차 외에도 예비 냉장차와 경찰 사이드카, 순찰차, 군사경찰, 경찰특공대, 경찰 기동대 등 총 11대의 차량이 앞뒤로 늘어섰다.

경찰 사이드카와 순찰차 등은 교통통제와 안전관리 업무를 주로 맡고, 군사경찰과 경찰특공대는 테러나 시위대 습격 등 돌발상황 발생 시 수송차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김 경찰청장과 박주경 수송지원본부장은 경찰 싸이카와 순찰차 등은 교통통제 및 안전관리 업무를 주로 맡고 군사경찰과 경찰관특공대는 테러, 시위대 습격 등 우발상황 발생 시 수송차량 보호 역할을 맡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