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모, 양다리 벌려 지탱하도록 강요"...부검 결과도 끔찍

2021-01-14 00:01
검찰, 양부에게도 아동학대 혐의 적용

[사진=연합뉴스]


정인이 사건 재판에서 양모의 새로운 학대 정황이 드러났다.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정인이 양부모의 재판에서 검찰은 "정인이 양다리를 벌려 지탱하도록 강요해 정인이가 울먹이면서 지탱했다. 정인이가 넘어졌음에도 같은 행위를 반복하도록 강요해 고통과 공포감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정인이를 발로 밟아 췌장이 절단되게 했다. 600㎖ 복강 내 출혈이 발생해 사망하게 됐다. 입양모는 5회에 걸쳐 정서적인 학대를 했다. 정인이가 자기 몸 보호를 못하는 상황에서 밀착 생활하면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외출하면서 약 3시간 24분 동안 혼자 있게 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검찰이 언론에 공개한 공소사실 요지에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이날 검찰은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취지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즉시 이를 허가했다. 
 

[사진=SBS방송화면캡처]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13일 끔찍한 학대 끝에 사망했다. 조사 결과 장씨는 정인이를 그해 3월부터 10월까지 반년 간 상습적으로 폭행했고, 그 결과 몸 곳곳이 골절되고 췌장이 절단되는 등 장기가 파열되는 상해를 입었다.

정인이 사체를 부검한 결과 후두부, 좌측 쇄골, 좌·우측 늑골, 우측 척골, 좌측 견갑골, 우측 대퇴골 등 전신에 골절이 생겼다. 이 골절은 각각 다른 시기에 발생했으며, 옆구리와 배 등 전신에 피하출혈도 발견됐다. 

또한 정인이 사망 당시 신체에 강한 둔력이 가해졌고, 췌장이 절단되는 등 복부 손상이 발생했다. 

이런 수많은 증거에도 장씨는 여전히 살해 혐의를 부인했다. 

장씨 측 변호인은 "누워있는 피해자의 등과 배 부위를 평소 좀 더 세게 손으로 밀듯이 때린 사실이 있고 날로 쇠약해진 아이에 대한 감정이 복받쳐 양팔을 잡아 흔들다 가슴 수술 후 후유증으로 인한 통증으로 피해자를 떨어뜨린 사실은 있다"면서도 사망에 이르게 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췌장 절단에 대해 변호인은 "강한 둔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 떨어뜨린 후 곧바로 피해자를 안아 올리면서 다급했지만 괜찮은 것 같아 보였기에 잠깐 자리를 비웠다. 그런데 돌아와보니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으로 이동했고 결국 사망했다"며 장씨 행동과 사망 사이 인과 관계가 있을 수 있으나 둔력을 행사해 고의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사망에 이르게 한 췌장 절단을 제외하고 골절 부분에 대한 상해는 대부분 인정했다. 
 

법정 빠져나가는 양부 안모씨 [사진=연합뉴스]


한편, 아동학대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양부 안모씨는 취재진과 시위 참가자들을 피해 법정에 출석하기 위해 업무 시작 전 법원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 변호인 측은 법원 측에 신변보호조치 요청을 했고, 법원은 법원 내로 들어오면 오전 10시부터 신변보호 조치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10시 전 법원에 출입한 것. 법원은 "10시부터 신변보호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안씨는 갈색 겉옷 안에 회색 니트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재판을 기다렸다.

검찰은 정인이 전신에 다발성 골절 및 피하출혈 등 심각한 손상이 발견되고, 몸무게가 현저히 감소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안씨가 이를 방치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검찰은 "장씨로부터 정인이 학대를 의심하는 문자메시지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안씨는 지난해 4월 정인이 팔을 꽉 잡은 상태에서 강제로 손뼉을 강하고 빠르게 치게 했고, 정인이가 우는데도 행위를 멈추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행위에 대해 검찰은 "정인이에게 고통을 줘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며 아동학대 혐의도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