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 씻는 코스피 상장사…실적 개선세 '뚜렷'

2020-11-18 15:11


올해 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실적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1분기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지난해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올해 분기별로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코로나19 충격 이후 경제활동 재개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실적 개선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작년 3분기 대비 27.45%·올 2분기 대비 57.78% 증가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2020년 3분기 결산실적'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590개 상장사(12월 결산법인 대상, 금융업 등 제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503조647억원으로 2분기보다 12.1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6조4475억원으로 57.78% 늘었고, 순이익은 25조6285억원으로 81.31%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51%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45%, 44.48%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업(687.56%)과 운수장비(205.37%), 섬유의복(147.61%)의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개선폭이 컸다. 반면 종이목재(-74.70%), 의료정밀(-19.61%), 비금속광물(-10.21%)은 부진했다.

기업별로는 한진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1만347.89% 급증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롯데쇼핑(7887.33%), 메타랩스(4354.40%)가 뒤를 이었다. 반면 우리들제약(-93.86%), 부광약품(-90.14%), 한솔홀딩스(-89.50%) 등은 영업이익 하락률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영업이익 상위 20개사 중에서는 한국전력공사의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498.29% 급증해 눈에 띄었다. 포스코(297.52%), 현대모비스(254.58%), 삼성전기(215.09%), GS(201.45%) 등도 양호한 실적을 냈다. 반면 한국가스공사와 제주항공, 한진칼 등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실적 하락률 분기마다 줄여

이에 따라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은 1440조572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79조424억원, 순이익은 51조249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지만 하락률은 올해 들어 분기마다 점차 축소되고 있다. 누적 실적 기준으로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0.87% 증가했던 매출은 상반기 5.78% 감소로 돌아섰으나 3분기에는 4.77%로 줄었다. 영업이익 하락률은 1분기 31.20%에서 상반기 24.18%, 3분기 6.79%로 개선됐다. 순이익 하락률 역시 1분기 47.80%에서 상반기 34.10%, 3분기 9.44%로 줄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매출 전체의 12.17%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실적 개선세는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3분기 누적 매출은 1265조3169억원, 영업이익은 52조95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31조2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영업이익 하락률은 1분기 40.98%에서 상반기 35.38%로 줄어든 데 이어 3분기에는 18.84%를 기록했다.

3분기 누적 기준 74.92%(422개사)가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반면 25.08%(148개사)는 적자를 냈다. 특히 상반기 누적 기준 15.54%였던 적자 전환 기업 비중은 3분기 누적 기준 12.88%로 줄었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기업 비중은 상반기 누적 기준 8.45%에서 8.47%로 소폭 늘었다.
 
전문가들 "지난해 기저효과·코로나19 록다운 해제 영향"

이 같은 실적 개선세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반도체 호황이 끝나고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2012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 실적에 대한 기저효과와 쇼핑, 자동차, 철강 등 코로나19 충격 직격탄을 맞았던 업종의 실적 개선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증권가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반도체 업황도 좋지 않았고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실적이 굉장히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반면 올해는 반도체를 비롯해 언택트, 2차 전지 등의 업종에서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 올해 2분기에는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전국적인 경제활동 중단(록다운)에 나섰다가 점차 해제하면서 각종 수요가 3분기에 회복되며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산업 환경이 조성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개선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분기별 실적이 내년까지 계속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 세계 주요 국가들에 비해서는 비교적 양호한 데다 경기 환경이 좋아져 내년에는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전면적인 록다운 여부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 센터장은 "4분기 계절적 특성상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시기이지만 실적 감소폭은 과거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록다운 여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올해 상반기만큼의 충격이 있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이익에서 수출 비중이 큰 만큼 전면적인 록다운이 시행될 경우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