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미국 신정부 대비 TF 꾸리고 장·차관 회의 가동

2020-11-08 13:28
"단기적 혼란, 4분기 경기 영향 제한적… 환경·통상 규제 대비"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7일(현지시간) 자신의 지지자들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정부도 미국의 바이든 정부에 대비한 경제정책 정비에 착수했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달부터 경제정책국과 국제금융국, 대외경제국 등 관련 실국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미국 대선 상황을 예의주시해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세계 경제에 많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대선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TF를 미국 신(新)정부 대응 TF로 개편해 각종 대응책을 준비할 방침이다. 다만 당분간은 미국 대선 이후 혼란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물밑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차관급 회의에서도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무역정책을 조율할 계획이다. 장관급 회의로는 홍 부총리가 주재하는 대외경제장관회의가, 차관급 회의로는 김용범 1차관이 주재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 등이 있다.

특히 민주당의 공약 중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주목하며 거시경제, 무역, 통상, 금융 등 분야별로 조율이 필요한 정책을 살펴본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게 환경규제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글로벌 환경규제 준수를 강조하며 기후협정을 지키지 않는 나라에 대해 탄소조정세, 수입쿼터 부과 등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제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기업 중에는 민주당의 친환경 기조로 인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핵심 정책으로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 중 그린 뉴딜이 친환경 기조와 연결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바이든이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동맹을 강화하고 다자무역체제를 복원하고자 하는 만큼 이에 발맞춘 정책도 강구하는 중이다. 특히 한일관계는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미중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 양측에서 압박을 받는 상황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대선 이후의 혼란이 4분기 경기에 미칠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3분기 각종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4분기 경기 반등의 희망을 품고 있다. 내수 회복을 위한 소비쿠폰도 재개했다.

현재는 미국 대선 이후의 혼란이 경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소비가 하락하면 수출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으나 그 정도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금융시장 또한 큰 변동을 보이지 않지만, 변동성이 커질 경우 즉각 시장안정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 내 혼란이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고 흐름에 따라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다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새로운 행정부의 진용이 갖춰지는 것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