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코로나가 낳은 풍경 "랜선에서 만나요"···K팝, 온라인 팬미팅 '활기'

2020-09-07 11:21

아이돌들의 랜선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팬들을 직접적으로 만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콘서트는 보편화한 지 오래다. 특히 K팝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온라인 콘서트, 팬미팅에도 해외팬의 접속량은 나날이 증가세다. 해외 팬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콘서트도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펜타곤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 해외 팬 대상으로 온라인 팬미팅 늘어···대륙별 특화 이벤트도
 
해외 팬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팬미팅이 늘면서 해외 팬을 배려한 다양한 언어 사용, 이벤트 등도 증가하고 있다. 

그룹 펜타곤은 지난 6일 오후 5시 온라인 팬미팅인 펜타곤 온 에어(PENTAG-ON AIR)를 개최했다. 펜타곤의 경우 전체 접속 숫자 중 해외팬 비중이 70%, 국내팬이 30%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팬 비중이 압도적이다. 
 
Mnet '로드 투 킹덤' 파이널 경연곡 '바스키아'와 첫 정규앨범의 타이틀곡 'Dr. 베베'로 팬미팅의 포문을 화려하게 연 펜타곤은 "손꼽아 기다리던 첫 단독 온라인 팬미팅이다. 오늘 만을 위해 달려왔는데, 유니버스 정말 보고 싶었다"라며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전 세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펜타곤은 오직 이번 온라인 팬미팅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저두요(Just do it yo!!)' 어쿠스틱 버전과 '봄눈'의 영어 버전 무대를 국내외 팬들을 위해 선보였다. 또 현재 군 복무 중인 멤버 진호가 실시간 채팅창에 깜짝 등장하는가 하면 멤버 옌안은 온라인으로 공연을 관람해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기도 했다. 멤버 진호는 공연 말미 VCR을 통해 유니버스에게 오랜만의 안부 인사를 전하며 진한 감동을 안겼다. 
 
걸그룹 네이처(NATURE)는 아예 칠레, 독일 팬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팬미팅을 진행했다. 
 
네이처는 지난 6일 칠레와 독일 팬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온라인 팬미팅 프로젝트 ‘워너 비 프렌즈 위드 네이처(Wanna be friends with NATURE)’를 선보였다. 이번 네이처의 칠레, 독일 대상 온라인 팬미팅은 줌(zoom)을 이용해 비공개 계정을 걸고 무료로 진행됐다. 
 
각각의 팬미팅서 스페인어와 독일어로 팬들에게 인사한 네이처는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온라인 팬미팅의 시그니처 ‘대답해줘 리프(팬덤명) 콜’로 칠레, 독일 팬들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며 인사했다. 이어 칠레 팬미팅에서는 전통춤 ‘쿠에카(Cueca)’ 배틀을, 독일 팬미팅에서는 스피드 퀴즈 ‘몸으로 말해요’를 통해 끼와 흥을 발산했다. 
 
 
칠레, 독일 팬들이 준비한 스페셜 영상도 감상했다. 네이처는 그림, 커버 댄스, 영상 편지 등으로 만들어진 영상을 선물한 팬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와 달달한 음색이 담긴 노래로 화답했다.
 
또한 디지털 사인회를 진행하는 동안 애교, ‘어린애’를 다양한 언어로 부르는 등 사전에 팬들에게 받은 네이처가 팬미팅 때 해줬으면 하는 미션들을 뽑아 수행하기도 했다.

네이처 [사진= n.CH엔터테인먼트 제공]

◆ 온라인 팬미팅, 단점 많지만 대안은 없어···장점으로 발전시켜야
 
네이처 소속사 n.CH엔터테인먼트 따르면, ‘Wanna be friends with NATURE’는 K-Pop 걸그룹 네이처의 글로벌 온라인 팬미팅 프로젝트로, 코로나 19로 인해 팬들과 아티스트가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기획됐다. 아제르바이잔, 칠레, 독일에 이어 멕시코, 프랑스, 페루, 스페인, 브라질, 포르투갈, 미국, 루마니아, 영국&아일랜드, 네덜란드, 폴란드, 일본 등 20개국에서 글로벌 팬미팅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그룹 '베리베리'도 오는 20일 오후 8시 네이버 브이라이브 팬십(V LIVE FANSHIP) 채널을 통해 첫 번째 팬미팅 ‘베러다이스(VERRERDISE)’를 열 예정이며 그룹 더보이즈(THE BOYZ)도 오는 19일 오후 10시 온라인 콘서트 ‘리얼(RE:AL)’을 개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이돌들의 랜선 활동에 장단점이 뒤섞여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콘서트, 팬미팅 등은 오프라인 무대에서 구현하기 힘들었던 각종 기술, 예를 들어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에서 선보인 AR(증강현실) 기술 등을 통해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직접 방문이 어려웠던 전 세계 팬들을 고루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혹자는 온라인으로 개최하면 투자비를 줄일 수 있지 않겠냐고도 하지만 무대 대관부터 장식, 중계까지 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한 관계자는 "온라인이라고 해도 무대는 똑같이 꾸며야 하고 중계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글로벌 투어를 하면 한번 나가서 하루에 2회, 3회 공연을 하고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 다시 공연할 수 있는데, 온라인 공연은 2회차 공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익이 적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팬미팅에서는 누구라도 온라인으로 주문 가능하기 때문에 상품(굿즈)에 대한 희소성이 떨어져 오프라인만큼 판매가 원활하지 않은 것도 단점이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이동이 불가능해진 현재, 다른 대안이 없다. 어떻게든 활동을 이어가야 하는 K팝 그룹은 다양한 방안으로 팬들과의 접점을 넓혀가려고 애쓰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다채로운 방향으로 발전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