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간호사 격려 SNS 글’ 여진 지속…‘대필 논란’으로 확산

2020-09-04 10:35
靑, 공식 대응 자제 속 경위 파악…기획비서관 초안 작성한 듯
靑 대변인 출신 고민정 “누가 썼냐 보단 메시지가 중요” 항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디지털뉴딜분과위원회 디지털전환 TF 주최로 열린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정책 토론회 : 스마트그린산단, 스마트공장 중심으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페이스북 간호사 격려 메시지 논란에 대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일 문 대통령이 올린 글이 의사와 간호사 간의 ‘편 가르기 논란’으로 번지면서다.

청와대는 공식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메시지 작성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메시지는 신동호 연설비서관과 오종식 기획비서관이 분담해서 담당한다. 이번 페이스북 글은 기획비서관실이 맡아 작성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의사들의 공백으로 간호사들이 일부 불법 진료 업무를 수행하는 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보도를 본 뒤 직접 격려 메시지를 내자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습니까?”라는 글을 올린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글의 내용 중 논란이 된 문구는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 “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 마음을 울렸다.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지만 대부분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 등이었다.

페이스북 글이 게시되자마자 각종 비판 댓글이 폭주, 2만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고 정치권에서는 난타전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 간 설전은 급기야 ‘작성자 논란’으로 번졌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SNS 글을 누가 썼느냐보다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청와대 부대변인 시절인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SNS 글을 직접 쓰신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고 의원은 문 대통령의 SNS 글이 대통령이 아닌 기획비서관실이 글을 작성한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지엽적인 문제들로 자꾸만 번져가는 것 같다”면서 “국민들에게 그 뉴스를 통해 발신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서 ‘운영자가 있어서 그 사람이 쓰는 게 맞다’라고 하면 ‘그건 대필이네’하는 비판이 있을 것이고, 또 ‘대통령께서 다 직접 쓰신다’고 하면 그럼 그 해당 발언에 대해서는 그럼 ‘직접 사과하셔야 되는 거 아니냐’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지난 4월 7일에 세계보건의 날을 맞아서 그때도 역시 우리 간호인 여러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던진 바가 있다. 왜 그때는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왜 지금에서는 갑자기 이렇게 나오는 것일까”라며 “국민들과 대통령을 혹은 정부와 의료진들을 갈라 치려고 하는 지금의 모양새들이 저는 오히려 더 불편하다는 것”이라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