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 '채식주의자' 폐기 논란에…임태희 "고교 졸업 후 권할 것"

2024-10-22 14:49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22 [사진=연합뉴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지난 2023년 성남 한 학교에서 성 묘사 문제로 폐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회 교육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22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사과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의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임 교육감을 향해 "한강 작가가 우리나라의 노벨문학상 첫 수상자가 됐는데 채식주의자 읽어봤나. 유해한 성교육 도서 같나"라고 질의했다.

임 교육감은 "채식주의자를 읽어봤는데 아주 깊은 사고 속에서 쓰인 깊은 사고가 들어있는 작품"이라면서도 "다만, 책에 담긴 몽고반점 관련 등의 부분에서는 학생들이 보기에 저도 좀 민망할 정도의 그렇게 느끼면서 읽었다"라고 답했다. 

그는 "학생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교육적으로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이해가 간다"며 "내 아이라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특정 단체의 주장에 따라 경기도에서만 2528건에 달하는 성교육 도서가 검열 폐기됐다"며 "이런 편향적 지시가 세계적 문학작가인 한강 작가의 작품을 폐기한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과 민주당 고민정 의원 또한 도 교육청이 3차례 발송한 공문에 '성교육 도서 처리 결과 도서 목록 제출', '심각한 경우 폐기 가능' 등의 문구가 담긴 것을 문제 삼으며 공문 발송은 검열 또는 강압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임 교육감은 "도교육청은 특정 도서를 유해 도서로 지정해 폐기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며 "유해도서 선정은 각 학교 도서관운영위원회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현장에서 딥페이크를 비롯한 성과 관련된 사고와 학교폭력 등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데 이런 문제가 독서에서 생길 수 있지 않냐는 문제 제기가 학부모, 종교 단체에서 나왔고 도 교육청이 그러면 주의를 환기하고 독서 지도를 하는 차원에서 공문을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특정 단체 주장이 담긴 언론 보도 내용을 학교에 공문으로 제시한 사실과 관련해선 "특정 언론 보도를 제시한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학교 현장에서 성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주의를 준 것 자체는 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