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주자 잔혹사…안희정·이재명 이어 박원순도

2020-07-10 15:05
성추행 고소 당한 뒤 숨진 채 발견…與 대선구도에 영향

여권 대선주자로 꼽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고소를 당한 뒤 숨진 채 10일 발견됐다. 더불어민주당의 대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 됐는데 정치권에선 여권 대선주자 잔혹사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박 시장이 성추문에 연루됐다. 이재명 경기지사·김경수 경남지사 등은 재판 진행 중으로 재판 결과에 따라 정치 생명이 끝날 위기에 몰려 있다. 이른바 '안·이·박·김' 설이 재조명되고 있다.

4·15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이후 박 시장의 대선 가도에 긍정적인 신호가 들어왔다는 분석이 많았다. 대선주자 지지도는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나 이재명 지사에 뒤지는 것으로 나왔지만, 이른바 '박원순계'로 불리는 의원들이 대거 원내로 입성했기 때문이다.

최초로 서울시장 3선 고지를 달성, 당내 기반이 다른 주자들보다 탄탄한 데다 당 주류인 친문들과 정책적·정서적 거리감이 적은 게 장점이었다. 최근엔 기본소득을 놓고 이재명 지사와 정책 논쟁을 벌이며 대선주자로서 행보를 지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대통령의 꿈도 무산됐다.

안희정 전 지사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 이후 여권의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부상했었지만 가장 먼저 낙마했다. 2018년 3월 비서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면서 충남지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권력형 성범죄로 사실상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았다. 작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낙연 의원의 뒤를 이어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재명 지사, 친문 핵심인 김경수 지사의 정치 생명은 법원의 판결에 달려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2년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직권남용 혐의,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제입원을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직권남용 혐의는 1·2심 재판부 모두 무죄를 선고했지만 허위사실 공표에 대해서는 1심은 무죄를, 2심은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김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2심에서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으로 재판 중이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