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시세차익, 두 마리 토끼 잡으려면?
2020-06-25 08:55
헬리오·서센자 등 미등기 아파트 틈새시장으로 부각
헬리오시티·서울역센트럴자이(서센자)·공덕자이 등 시세가 13억~17억원에 달하는 미등기 아파트가 부동산 틈새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등기 아파트는 매매 및 대출 제약으로 환금성이 떨어져 주변 단지보다 시세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역발상 마케팅'이다. 미등기 아파트의 단점을 잘 활용하면 내집 마련과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덤으로 챙길 수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전언이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 헬리오시티·서센자·공덕자이 등은 미등기 상태의 우량 아파트로, 사람으로 치면 아직 '출생신고' 전인 아파트다. 헬리오시티는 2018년, 서센자와 공덕자이는 각각 2017년과 2015년에 준공돼 벌써 입주 2~5년차를 맞았지만 보존등기 시행 전이다. 미등기 아파트는 건물을 직접 이용하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사고 파는 거래 행위에는 제약이 많다.
우선 등기부등본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유주나 근저당 설정 등 채무 관련 사항 파악이 어렵다. 거래과정이 복잡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미등기 전매를 피하기 위해 매매를 할 때는 수분양자 명의로 등기를 했다가 등기 시점에 다시 매수자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해야 한다. 등기 전에 전세를 들이는 경우에는 서류상 소유자가 기존 분양자이기 때문에 임대차계약 과정이 번거롭다.
최근 헬리오시티 전용 85㎡를 구매했다는 전모씨(40대)는 "광교나 동탄 등 수도권 신축 아파트가격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이 아파트가 상당히 저평가됐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미등기 상태 아파트인 경우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정확한 시세파악이 어렵지만 등기만 끝나면 송파 대장주로서 잠실 가격을 따라갈 수 있다는 주변 조언에 따라 진입하기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2018년 12월 준공된 9510가구 규모다. 입주 3년차를 맞았지만 조합이 지하철 8호선 송파역과 단지 내 연결공사비 추가 분담금 문제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시작하지 못했다. 주변 시세 대비 저평가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아파트 전용 85㎡ 입주권은 지난 5월 16억원에서 6월 16억9000만원으로 오른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17억5000만원으로 손바뀜했다. 전세는 비슷한 조건 매물이 6억~8억원 선에 거래 중이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등기만 치면 그동안 집갑 상승을 억눌러 왔던 여러 장벽이 사라지기 때문에 20억원대인 잠실 아파트 가격을 무난하게 따라갈 것"이라면서 "이미 투자자로 들어온 다주택자들은 처분이 안 돼 세금폭탄을 맞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지금이 실거주 및 투자 목적으로 들어오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