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잠실 등 겨울 이사철 학군지 전셋값 '꿈틀'… 두달 만에 2억 오르기도
2023-12-05 18:17
대표 학군지 대치동 전세시장은 개포주공 입주장에 '정중동'
수능 이후 겨울방학 이사철을 앞두고 잠실·목동 등 주요 학군지 지역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통상 이 시기에 학군지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르는데, 최근 아파트 매매시장 관망세가 두드러지며 매수 수요가 전세로 옮겨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5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11월 마지막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86.134로 전주(86.049)보다 0.085 상승했다. 매매가격지수는 11월 둘째주부터 하락전환한 반면, 전세가격 상승세는 18주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도 지난달 27일 기준 서울 매매가격지수는 두 달 전과 비교해 0.5p(94→94.5) 올랐는데 전셋값은 1.3p(85→86.3) 올라 상승 폭이 더 컸다.
다른 학군지인 잠실도 이사철을 맞아 전세 매물이 늘고 있다. 올 들어 5월 이후 전세 매물 2000건대를 유지하다 10월 말부터 3000건을 넘겼다.
가격도 오르는 분위기다. 지난달 26일 잠실엘스 전용 84㎡는 12억5000만원까지 체결되며 두 달 전 10억~11억원보다 1억~2억원 이상 올랐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82㎡는 지난달 28일 전세 6억8000만원에 계약되며 두 달만에 2억원 이상 뛰었다. 헬리오시티 전용 99㎡는 지난달 전세 1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 9월 11억원보다 2억5000만원 올랐다. 지난달 24일 전용 59㎡는 9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지며 올 들어 체결된 신규 계약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다만 강남 대표 학군지인 대치동의 전세 시장은 움직임이 적은 편이다. 인근 개포주공1단지(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입주장 영향이라는 게 주변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사는 "6700가구 입주 물량이 있어 전셋값 하락이 예상됐는데 가격이 내리지는 않은 상황"며 "원래 통상적으로 가격이 오를 타이밍이고, 거래량도 좀 더 많아야 하는데, 특별히 많이 오르거나 활발해진 수준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체결된 신규계약 3건 모두 15억~16억원 선으로, 9~10월 가격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인근 선경 1,2차도 마찬가지로 전용 84㎡가 11억원대로 한 두달 전과 비슷했다.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 190㎡은 지난달 27일 22억원에 전세 신규계약 체결되며 직전 신규계약 19억5000만원(8월)보다 올랐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관망세로 전환하면서 매수대기 수요가 전세로 옮겨가고 학군지의 전셋값 변동 시기와 맞물려 학군지 전셋값이 꿈틀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 2~3분기까지는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좀 더 적극적이었다면, 추석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대부분 관망세로 돌아서며 임대차 시장에 머무르는 수요가 많아졌다”며 “전세대출금리는 전월세 전환율보다 낮은 상태라 월세보다도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는데, 가격이 특히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면 이 같은 현상이 내년까지도 지속될 것 같다"고 관측했다. 이어 "과거 매매가격이 급등해 서울 전세가율이 50%대 정도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는데, 내년에는 전셋값이 오르며 어느 정도 갭을 줄이는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